이보미 "日상금왕, 아버지 유언 지켜야죠"
르꼬끄골프 제공 |
이제 이보미는 또 다른 이정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모두 상금왕에 오르는 것이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1위를 차지한 뒤 이듬해 대한해협을 건너간 그는 올 시즌 JLPGA투어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7개 대회를 남겨 둔 현재 상금 2위 테레사 루와의 격차가 5000만 엔 이상이어서 사실상 상금왕 타이틀을 굳혔다는 평가다.
이보미가 시즌 내내 고공비행을 했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 10개 대회에서 4연속 준우승을 포함해 우승이 없어 애를 태웠다. 지난해 9월 자신에게 처음 골프채를 쥐여 주고, 늘 곁을 지켜주던 아버지가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슬픔이 컸기 때문이다. “골프를 할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아빠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요즘 골프가 잘되는 걸 보면 아빠가 하늘에서 도와주시고 응원하시는 것 같다. 슬프지만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아빠 유언이 일본에서 상금왕이 되라는 것이었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고 싶다.” 이보미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 시즌 일본 투어에 전념하며 한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한층 성숙해진 이보미는 올해 전성기를 맞은 원동력으로 향상된 퍼팅을 꼽았다. 올 시즌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54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1.7922개로 16위였다. “퍼팅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자신감이 커지다 보니 보기가 줄어들었다.” 퍼팅 잘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훈련으로 계속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매일 10분 정도씩 그린에서 10m와 20m 거리를 홀컵에 가까이 붙이는 연습을 하는데 100개 정도 볼을 굴린다. 거리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 다음은 1∼5m 거리의 퍼팅을 집어넣는 연습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뛰어난 실력과 깜찍한 외모에 가슴 아픈 사연까지 전해지면서 이보미는 일본에서 ‘보미 짱’이라는 애칭과 함께 뜨거운 인기 속에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을 묻는 아사히신문의 최근 설문조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보미는 “거리를 걸을 때나 공항에서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면 그저 잘 웃을 뿐이다. 골프 선수로 열심히 플레이하면서 평소에는 겸손하고 소탈한 모습을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野, 채상병 특검법 단독 처리… 與 반발 퇴장
- 이태원특별법,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 통과
-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최대 1509명’ 더 뽑는다
- 대통령실 “민생물가·국가전략산업 TF 구성…물가안정·주력산업 뒷받침”
- [단독]김은경 前 장관, 4대강위 추천명단 유출 혐의로 검찰 송치
- [단독]악성 민원인 상위 10명이 정보공개청구 354만 건 중 82만 건 올렸다
- 참기 힘든 옆구리 통증과 소변이 나오다 갑자기 끊긴다
- “북한이 공관원 위해 시도” 첩보…정부, 5개 공관 테러 경보 2단계 상향
- 격노→심장 쿵→돌연사…막장드라마 아닌 ‘실제상황’
- 어린이날 오후부터 비바람… 4일까진 30도 ‘초여름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