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4] '니퍼트 아낀' 두산, 네 손가락 지켰다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근한 기자]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통상 해오던 시리즈 종료 예상 경기수를 손가락으로 펴는 포토타임이 진행됐다. 넥센 대표 선수로 참가한 서건창과 조상우는 세 손가락을 들면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반대로 두산 대표 선수로 나온 김현수와 유희관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네 손가락을 들었다. 결국 공약을 지킨 팀은 두산이 됐다.

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 준플레이오프 넥센과의 4차전에서 11-9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지난 2013년 포스트시즌과 같이 넥센을 2연속 제치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6회까지 2-9로 뒤지고 있었다. 무려 7점 차를 뒤집은 기적과도 같은 드라마였다. 두산의 추격 속에 9회 단 한 이닝을 남기고 스코어는 5-9.

두산이 14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기적의 9회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넥센은 1사 1,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조상우를 올렸다. 필승의 의지를 보여준 넥센의 기용이었다. 하지만 조상우 카드는 불과 4일 전과 같은 결과를 불렀다. 조상우는 허경민에 적시타를 내준 뒤 오재일에 볼넷을 허용, 1사 만루 위기를 계속 자초했다. 1차전과 같은 상황이 되자 조상우는 흔들렸다.

두산은 흔들리는 조상우를 상대로 김현수와 양의지가 연이어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순식간에 넥센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든 K.O. 펀치였다.

4차전에서 매듭지은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라는 ‘에이스’ 카드를 아꼈다. 니퍼트는 이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불펜에서 대기했다. 이날 불펜 투구는 없었으나 불과 8회까지는 이틀 뒤 열릴 잠실 5차전 선발 등판을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단 한 개의 공도 니퍼트는 던지지 않았다. 니퍼트는 1차전 선발 등판 후 7일 휴식을 가지고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한다.

불펜 필승조도 이번 시리즈에서 큰 무리 없이 등판을 소화했다. 그만큼 출혈을 최소화했다. 함덕주와 이현승이 보여준 불펜 마운드의 높이도 어느 정도 확인한 시리즈였다.

하지만 마산으로 향하는 길에서 고민은 여전히 남았다. 좀처럼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아예 빈공을 펼친 것도 아니다. 이날 역시 9회 전까지는 안타와 볼넷을 많이 얻었으나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해결사가 속 시원하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적의 9회와도 같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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