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한민국 혐오 리포트②]맘충, 급식충..벌레가 된 사람들

입력 2015. 10. 14. 12:53 수정 2015. 10. 14. 14: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맘충(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엄마들을 비하하는 용어)이 대체 무슨 뜻인가요... 아이 키우기도 힘든데 벌레라니 속상하네요”(A 육아 커뮤니티)

“Ⅹ치남(여성을 성적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성들을 비하하는 용어) 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이런 말 쓰는 여자들이 있나요, 기분이 나쁘네요”(B 자동차 커뮤니티)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2~3년간 일반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한자어 중 하나가 ‘벌레 충(蟲)’이다. 

‘충’은 일베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베충’에서 시작해 ‘맘충’ ‘애비충(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아빠들을 비하하는 용어, 맘충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등 혐오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변화했다.

최근에는 ‘설명충(모든 일을 설명하려드는 사람, 잘난척하는 사람)’ ‘진지충(매사에 진지한 사람)’처럼 혐오의 대상이 아닐 때도 일반적으로 특정 성향의 사람을 지칭하는 접미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혐오용어는 자신이 경멸하는 대상에 극단적인 비하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진다.

이미 흔해진 ‘~충’ 뿐 아니라 혐오 대상의 신체적 특성을 비하한 용어도 많다.

이성을 혐오하는 용어에는 성기를 묘사해 만들어진 표현이 많은데 최근 등장한 ‘Ⅹ치남’이 대표적이다. ‘김치녀’ ‘된장녀’처럼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에 대응해 최근 여성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한국 남성들은 여성에게 강인한 척 하지만 사실은 소심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남성ㆍ여성간 갈등을 극대화한다.

‘홍어’와 같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용어도 있다.

주로 일베에서 사용되는 이 용어는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할 때 사용된다.

혐오 용어는 초기 일부 누리꾼의 장난처럼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비하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지칭하는 용어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면서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는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홍어라고 놀림을 받았다” “유모차를 끌고 나갔을 뿐인데 지나가는 대학생이 ‘맘충’이라고 속삭였다”는 글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나아가 ‘맘충’이라고 조롱받은 여성들이 ‘애비충’과 같은 새로운 비하용어를 만드는 등 혐오가 또 다른 혐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용어가 단순히 장난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베의 경우 세월호 유가족처럼 조롱해서는 안되는 대상까지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또한 ‘노인충’ ‘급식충’처럼 대개 사회 약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용어가 많은 것도 문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갖과 있다고 해서 폭력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엄연히 범죄의 일부”라며 “상대를 비하해 모욕을 주는 경우에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대표적인 혐오용어들]

맘충 아이들을 버릇없게 기르는 엄마들

애비충 아이들을 버릇없게 기르는 아빠들

설명충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굳이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려 드는 사람

진지충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맥락에 맞지 않게 진지한 말을 계속 하는 사람

급식충 학교에서 급식만 축내고, 급식시간이 아닌 시간에는 잠만 자다 돌아오는 학생들

지균충-기균충 대학에서 ‘지역균형전형’으로 선발된 학생-‘기회균등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

좌좀충-우꼴충 좌익좀비-우익꼴통을 의미하는 용어

담임충 담임선생님

엄빠충 엄마와 아빠

노인충 노인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아이 영어글쓰기, 어떻게 교육하나요]
“사흘밤에 1억원”…中 성매매 유명 모델, 알고보니 남자 ‘충격’
공급은 적고, 매매량은 증가하고, 서울 중심 중대형 아파트 인기
이번엔 야구장 마약女?…포스트시즌 관중석서 버젓이 코카인 흡입 파문
종각역 빌딩서 女 투신사망…정신분열증 병력
[나라밖] 日 매채, “한국, 얼굴 넘어 몸까지 개조”
부평 패싸움 “왜 쳐다봐” 한마디에…길거리서 2:6 집단 싸움
에밀리아 클라크,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女’ 등극…이유가?
“미국인 10명 중 6명, 한국은 믿을만한 동맹”
"IS 포로된 여성들, 성폭행 못견디고 수백명 집단 자살"
부산에 들어서는 선시공•후분양 타운하우스, 금정 우진 더클래식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