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서점 종일 머무셔도..침만 참아주세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5. 10. 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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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길례 (교보문고 북마스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여러분, 책 많이들 읽고 계십니까?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책 얘기 좀 해 보죠. 시중의 한 서점의 직원지침 내용이 SNS상에서 화제입니다. 이런 식이에요. '한 곳에 오래 서서 책 읽는 걸 절대 말리거나 눈총 주지 말라', '이것저것 꺼내 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라' 등등 5가지인데요. 서점에 가서 어떤 책 고를까 오래 망설이고 눈치 보셨던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솔깃하시죠? 오늘 교보문고 신길례 북마스터 연결해서 말씀 좀 나눠보죠. 신길례 씨, 안녕하세요.

◆ 신길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북마스터가 뭡니까? (웃음)

◆ 신길례> 북마스터란 한마디로 책에 대한 전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 김현정> 서점에 가면 책도 추천도 해 주시고, 고객들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이네요.

◆ 신길례> 네, 맞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나저나 이 서점의 운영지침들, 제가 소개한 두 가지 말고 또 어떤 게 있죠?

◆ 신길례> '책을 이것저것 빼보기도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주지 말 것',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대로 둘 것' 이런 내용이예요.

◇ 김현정> 노트에 베껴 적더라도 말리지 말아라? (웃음)

◆ 신길례> 또 '훔쳐가더라도 도둑질한 걸 망신주지 말고 절대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 좋은 말로 타이를 것',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사용할 것'.

◇ 김현정> 그렇게 해서 5가지. 그런데 요즘에 CCTV도 많고 그런데 서점에서 훔쳐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 신길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사실은, 간혹가다 그런 일이 발생하기도 해요.

◇ 김현정> 직접 목격하신 경우가 있어요?

◆ 신길례>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간혹 가다가 그런 경우가 있는데요… 관리하시는 분들은 아이들 눈빛 흔들리는 걸 보고 아신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눈빛이 흔들려요, 아이들이?

◆ 신길례> 또, 책을 보면서 괜히 옆 사람을 두리번거리면서 신경을 쓴다든가, 아니면 행동으로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한쪽으로 가서 좋게 타이르고 훈방조치를 취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책을 펴놓고 노트에 베껴가는 경우에도 말리지 말아라'라는 것도 눈에 띄는데, 노트에 배껴가는건 그나마 나은데, 요즘은 아예 스마트폰으로 대놓고 찍는다면서요?

◆ 신길례> 네. 그래서 사실 이 부분은, 요즘 스마트폰으로 책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가기도 하시는데, 사실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어서, 이 부분만큼은 다가가서 자제를 요청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이 5가지 항목 중에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책을 이것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절대 눈총 주지 말아라'이거거든요. 책을 볼 때 직원이 좀 눈치를 주면 되게 불편하더라고요. (웃음)

◆ 신길례> 사실은 요즘은 전혀 그런 직원들은 없지않나. (웃음) 편하게 오셔서 책도 오래 보시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서 힐링하고 가실수있도록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하루 종일 보기만 하고 사가지 않아도 돼요? (웃음)

◆ 신길례> 네. (웃음) 그렇게 지금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오셔서 마음껏 하루 종일 책도 보시고,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죠.

◇ 김현정> 그러면 서점은 뭐 먹고 삽니까? 다 보기만 하고 가면. (웃음) 서점에 가장 큰 민폐 고객은 어떤 분들인가요?

◆ 신길례> 남을 배려하지 않는 고객님들이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싫어요. 책에다가 침을 묻히면서 넘기시는 분들.

◇ 김현정> 침을 묻히면서 페이지를 넘겨요? 자기 책도 아닌데?

◆ 신길례> 구입하지 않은 책인데.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보시거나 그러면, 그런 건 조금 자체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일은 없어야겠죠. 이런 민폐 손님도 있지만 반대로 북마스터하기를 참 잘했다, 내가 서점에서 근무하는 게 자랑스럽다 할 정도로 뿌듯한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 신길례> 오셔서, 개인사를 말씀하시면서 책 추천을 해달라는 분들이 계세요. 엄마 생일인데 추천을 원한다든가. 아니면 누가 아픈데 위로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럴 때, 제가 책을 잘 추천해 드렸을 때. 그 다음에 또 오셔서 추천해준 책으로 인해서 '너무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너무 좋았다'라고 하시면서 마음을 표현해주실 때, ‘아, 소통이 잘 이루어졌구나’ 해서 제일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그런 보람이 있군요. 그나저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서점이 엄청 붐비겠어요?

◆ 신길례> 사실 그렇진 않고요. 가을이 나들이하기 너무 좋은 계절이라서 그런지. 제일 바쁜 시기는 여름이에요.

◇ 김현정> 그래도, 북마스터가 보시기에 정말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 가을이 맞나요?

◆ 신길례> 네, 맞습니다. (웃음)

◇ 김현정> 이 가을, 청취자들게 책 좀 많이 읽으시라고 좋은 책을 한 권 추천해 주시면 어떨까요. 안 유명한 것들. 묻혀 있는 것들 중에 보물처럼 뽑아주세요.

◆ 신길례> 가을 하면, 왠지 시 한편, 시 한편 읽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잖아요. 그래서 '마음필사'라는 책을 추천을 해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제목이 '마음필사'?

◆ 신길례> 시집 안에 손 글씨 쓰는 공간이, 필사할 수 있도록 들어가있어요. 눈으로 읽고 쓰는 책이라, 가슴에 훨씬 더 와 닿는 그런 시 읽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 추천을 한번 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눈으로만 보는데 머물지 말고 한번 쭉 적어볼 수 있는, 필사까지 할 수 있는 책. 시집 '마음필사'. 그리고, 한 권만 더 추천해 주신다면요?

◆ 신길례> 여행서를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작가가 직접 50개국을 혼자 여행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낸 인생을 가꾸는 여행기술이 담겨 있는 책인데요. 책 구절에 '어리석은 사람은 방황을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라는 말이 좀 와닿더라고요. 여러분도 이 좋은 계절에 여행을 통해서 스스로를 깨우쳐 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제목이 뭐예요, 제목이?

◆ 신길례>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입니다. (웃음)

◇ 김현정>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라는 책. 제목도 멋있네요. (웃음) 여러분 가을에, 서점에 가서 책 안 사고 하루종일 책만 보셔도 된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서점 한번 들러보시죠. 오늘 북마스터님, 말씀 고맙습니다.

◆ 신길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교보문고 북마스터 신길례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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