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백색 식품 5인방 유죄일까? 무죄일까?

취재 김하윤 기자 2015. 10. 14. 10: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ECIAL ISSUE] 설탕·소금·MSG·밀가루·흰쌀..

“건강하고 싶다면 다섯 가지 백색 식품을 멀리 해야 합니다.”

[헬스조선]논란의 백색 식품 5인방 유죄일까? 무죄일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받는 식품을 식탁 위에서 뿌리 뽑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에 휩싸인 대표적인 식품이 밀가루, 소금, 설탕, 화학조미료(MSG), 백미(白米)다. 공교롭게도 모두 백색 식품들이다. 관련 서적도 많다. <밀가루만 끊어도 100가지 병을 막을 수 있다>, <소금을 조심해>, <설탕 중독> 등. 모두 일상에서 흔히 쓰이며 태고 때부터 주식, 간식, 조미료로 이용되던 식품이라 긴장감이 더 크다.

백색 식품은 건강의 적일까. 답을 내리자면, 다섯 가지 백색 식품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에서 추출됐거나 모자라면 안 되는 필수 미네랄이거나, 건강하기 위해 곁들이면 좋은 성분이다. 하지만 백색 식품을 어떻게 조리해서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몸에 좋게 작용하거나, 나쁘게 작용할 수 있다. 먹는 방법과 양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달라지는 것이다. 좀더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 백색 식품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익혀보자.

밀가루

ISSUE:

글루텐 성분이 비만·장염증의 주범이다
TRUTH:

[헬스조선]밀가루, 쌀 성분 비교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피부 발진이 일어나고 염증이 생기는 것은 밀가루 때문이다’,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늘 더부룩한 것도 밀가루 탓이다’, ‘밀가루만 끊으면 살이 빠지고 알레르기 질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요즘 밀가루가 온갖 질병을 일으키고 체질을 바꾸는 악마의 음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밀가루는 오랜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식 또는 제2의 주식으로 쓰여온 식품이다. ‘인류 최고의 곡물’,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곡물’이라는 별칭도 있다. 밀가루는 정말 몸에 해롭기만 한 식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밀가루 자체는 몸에 나쁜 식품이 아니다. 밀의 낟알을 분쇄해 체에 쳐서 밀기울을 제거해 만든 가루로, 영양소가 풍부한 에너지원이 분명 맞다. 밀가루와 쌀의 3대 영양소 함유율을 살펴보면 밀가루에는 단백질은 많고 탄수화물은 적다. 열량도 상대적으로 낮다. 그럼에도 밀가루가 해롭다고 여겨지는 것은 밀가루 속 글루텐 성분 탓이다. 글루텐은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결합해 만들어진 밀의 주된 단백질로,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글루텐 소화효소가 없는 유전질환(셀리악명을 앓는 사람이 글루텐이 든 음식을 먹으면 설사, 영양장애, 장 염증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셀리악병은 밀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에서도 발병률이 전체 인구의 1% 미만인 희귀질환이다. 국내에서 발견된 사례는 10건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 먹는다고 셀리악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글루텐 탓에 비만이 생긴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밀가루에서 글루텐을 빼면 오히려 탄수화물이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서 비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상식과 다르게, 글루텐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지질대사의 문제로 인한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다. 고지혈증 환자 24명에게 2주간 밀 글루텐 섭취를 늘였더니 혈청 중성지방이 13% 감소됐다는 연구가 있다.

[헬스조선]소금

결국 밀가루는 누가 어떻게 얼만큼 먹느냐에 따라 몸에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식품이라는 얘기가 된다. 셀리악병이 있거나, 글루텐 민감증이 있어서 밀가루를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아프거나, 밀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이외에는 밀가루 섭취에 대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 중 기름을 두른 튀김, 짜장면이나 우동처럼 단일 메뉴가 많아서 다른 음식에 비해 영양이 떨어져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조리방법의 문제지 밀가루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밀가루를 이용할 때 기름을 조금만 둘러 살짝 익혀 내거나 찜·국 형태로 먹으면 된다. 면 요리를 즐길 때도 고기, 채소, 해산물, 생선 등의 고명을 곁들여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밀가루에 대한 또 다른 궁금증>

밀가루 음식을 끊었더니 살이 빠졌어요. 밀가루가 비만에 관여하는 게 아닐까요?

밀가루의 문제가 아니라 밀가루 음식에 주로 들어가는 당류나 각종 첨가물 때문일 수 있다. 빵 등 밀가루 음식에 들어가는 달걀, 버터, 설탕을 줄이면 살이 빠진다. 탄수화물을 줄였다는 점에서 살이 빠졌을 수도 있다. 이는 밀가루가 아니라 밥을 끊어도 비슷한 효과가 날 것이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다이어트를 시작한 초반에 살이 급격하게 빠진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사불균형이 발생해 탄수화물을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해져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다.

[헬스조선]각설탕

글루텐 프리 제품은 몸에 좋을까요?

앞서 말했듯 글루텐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이 아니면 글루텐 프리 제품을 굳이 쓸 필요 없다. 오히려 글루텐이 없어서 탱글하고 쫀득한 식감이 사라진 것을 나트륨이나 당류를 더 넣어 보완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몸에 꼭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실제 글루텐 프리 냉동 미트 파스타와 일반 냉동 미트 파스타를 비교했더니 당류는 2배, 콜레스테롤 수치는 8배 높았으며, 지방과 나트륨 함량도 더 많았다.

소금

ISSUE:

혈압,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TRUTH:

[헬스조선]식품별 1회 제공 기준량당 당 함량

몸의 필수 성분이며, 적당히 먹으면 크게 문제없다

건강을 지키려면 저염식 하는 게 좋다는 인식이 늘고 있지만, 소금은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조미료다. 음식 맛을 돋우는 부자재 차원을 넘어서 소금은 몸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식품이다.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돼 있는 소금은 인체의 생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 전체의 0.2%는 소금 속 성분과 같은 나트륨이다.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관 내에 흐르는 혈액 성분에 일정한 나트륨 농도가 유지돼야 한다. 몸의 혈액량이 줄었거나 탈수현상이 일어났을 때 염화나트륨이 든 수액을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땀을 갑자기 많이 흘린 경우에도 소금을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배출되는 땀에 염분이 섞여 있기 때문에 몸속 체액량이 줄어든다. 이때 소금을 먹으면 체내 농도 밸런스가 다시 맞춰진다.

소금이 하는 역할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금은 음식의 소화와 흡수를 돕기도 한다. 위액이나 췌장액의 원료가 되어 음식물을 분해하고 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소금 속에 든 나트륨은 심장과 신경계의 활동을 유지하는 데도 필요한 성분이다. 그래서 나트륨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나트륨이 부족해지면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해서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소금이 필수적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무엇이든 과유불급인 법.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고혈압 위험군인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아직까지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게 고혈압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인과관계는 불분명하다.

[헬스조선]MGS 조미료

하지만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염분을 줄이면 혈압도 줄어드는 상관관계를 입증한 연구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거나, 높아진 혈압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식사할 때 유의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질환은 동맥경화증이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관을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에, 혈관 관련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소금을 많이 먹어서 몸속 나트륨이 증가하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나트륨이 몸 밖으로 배출될 때 칼슘도 함께 나가게 된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나트륨 섭취를 조금만 높여도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량 역시 급격히 증가한다.

결국 몸에 필요한 만큼 적당량의 소금을 먹는 것이 정답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소금 권장량은 5g이다. 조리할 때 소금을 적게 넣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소금은 생각보다 많은 식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공식품, 김치, 젓갈류에도 소금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러한 음식 섭취를 절제하고, 염분기가 많은 국·찌개류 등을 적게 먹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소금섭취량을 적정선에서 유지할 수 있다.

<소금에 대한 또 다른 궁금증>

제염과 천일염의 차이는 무엇이며, 천일염만이 건강에 좋은 것인가요?

[헬스조선]흰쌀

얼마만큼 먹는 게 좋은지 확인하고 나면 어떤 소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기로에 놓인다. 우리가 먹는 소금의 대부분은 수많은 과정을 거친 정제염이다. 여러 번 씻기고, 여과기를 거친 후 고온에 달궈지는 과정에서 염화물과 나트륨만 남고 미네랄은 제거된다.

반면 천일염은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여러 필수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바다 인근에 염전을 만들고, 바닷물을 부은 후 햇볕을 증발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네랄 등 성분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천일염에 대해 위생 및 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천일염을 만들 때, 염전 위에 비닐 소재 장판을 까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이 장판에서 이물질이 검출돼 위생관리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이승민 교수는 “위생적인 문제를 제외한다면 정제염보다는 미네랄이 포함된 소금인 천일염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위생논란이 있는 천일염을 섭취하기가 불안한 경우, 정제염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미네랄은 소금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네랄은 보통 뿌리식물이나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다. 일상에서 이러한 음식들을 잘 섭취한다면 천일염이 아닌 정제염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설탕

ISSUE:

세상 모든 질병의 원흉이다
TRUTH:

과도하면 해롭지만 그 자체는 몸의 에너지원이다

설탕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모든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알려져 있다. 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설탕부터 끊으라는 말도 있다. 설탕을 자꾸 먹다 보면 점점 더 많은 양의 설탕을 먹어야 안정이 되는 ‘설탕 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설탕을 우리 식탁에서 완전히 빼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좋은 점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설탕이지만, 모자라도 과할 때만큼 문제가 되는 게 바로 설탕이다.

설탕은 사탕수수, 사탕무 등에서 얻은 원당을 정제해서 만든 천연 감미료다. 정제 전 원당은 탄수화물 외에 무기질, 비타민 등이 들어 있어서 흑갈색 빛이 나지만, 정제하고 나면 각종 미네랄이 걸러지고 탄수화물만 남아서 흰색이 된다. 탄수화물은 몸의 에너지원이며, 모자라면 몸속 세포·뇌·근육이 잘 활동할 수 없다. 정제된 설탕을 통해 섭취된 탄수화물은 다른 식품과 달리 복잡한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곧바로 포도당과 과당 형태가 돼 혈액 속으로 빠르게 흡수돼 즉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게 만든다.

설탕이 꼭 필요한 사람도 있다. 스스로 원만한 혈당 조절을 할 수 없는 당뇨병 환자다. 한두 끼 정도 거르거나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해서 열량을 과도하게 소비하면 몸속에 포도당이 부족해진다. 건강한 사람은 혈당 조절 시스템에 의해 스스로 혈당이 조절되지만, 당뇨병 환자는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한 채 저혈당 상태에 빠진다.

저혈당은 어지럼증, 손발떨림, 오한, 가슴떨림, 실신, 쇼크사 등을 유발한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운동하러 나갈 때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챙겨야 한다. 운동하느라 갑자기 열량을 소모해서 저혈당 상태가 왔을 때, 무엇보다 빠르게 혈당을 올리는 설탕을 섭취하면 저혈당 증세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탕을 과다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혈당을 빨리 올린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무기질, 칼슘 등이 필요한데 설탕을 많이 먹어서 몸속 탄수화물이 과도해지면 이런 영양소가 과도하게 빠져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설탕을 적당하게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과일과 우유 등을 제외한 설탕 섭취량을 하루 25g 미만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양을 지키려면 단 음식이나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음료 섭취를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대신, 단맛 나는 과일이나 채소·곡류를 통해 당분을 대체 섭취하는 게 좋다. 자연식품 속에 들어 있는 당은 당뇨병 환자 아닌 건강한 사람이면 얼마를 섭취해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WHO의 입장이다.

<설탕에 대한 또 다른 궁금증>

백설탕 말고 흑설탕 쓰면 몸에 덜 나쁘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시중에 파는 흑설탕 중 대부분은 백설탕보다 몸에 나쁘다. 정제하지 않아 사탕수수 영양이 그대로 살아 있는 설탕과 시중에 파는 흑설탕의 색깔이 비슷해서 이런 오해가 흔하지만, 내용물은 전혀 다르다. 시중에 파는 흑설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면 이해가 쉽다.

사탕수수즙에서 1차로 정제한 게 백설탕이다. 이 백설탕에 열을 가해서 2차로 정제하면 갈변 현상에 의해 황색으로 변한다. 이게 황설탕이다. 황설탕에 캐러멜 시럽을 넣고 3차로 정제하면 색이 더 진해져서 흑설탕이 된다. 국내에서 흔히 판매하는 흑설탕 중 대부분은 이런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정제 전 설탕과 다르다.

MSG 조미료

ISSUE:

MSG 조미료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TRUTH:

안전하다, 유해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한동안 외면당했던 대표적인 MSG 조미료가 다시금 식탁에 등장하고 있다.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백종원, 차승원 등 유명인들이 MSG를 방송에서 서슴없이 쓰면서 더 그렇다.

MSG(Monosodim Glutamate)는 글루탐산을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서 나트륨과 결합한 것으로, 글루탐산나트륨으로 불리기도 한다. MSG의 주성분인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다. 이 성분은 버섯, 해조류, 토마토, 견과류, 콩, 육류, 우유를 비롯한 대부분의 천연 식품에 들어 있다. 글루탐산이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 발견된 후, 조미료 원료로 쓰이게 되었다.

조미료로 활약하는 MSG는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식품이다. 많이 먹어도 몸에 안전한지, 유해한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1968년 ‘중국집증후군’을 일으킨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소량의 MSG가 들어간 중국음식을 먹으면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전문가들이 독성 평가한 결과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실험생물학 연맹(FASEB)도 ‘MSG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실험생물학 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이 MSG를 3g 이상 먹었을 경우 단기적으로 두통, 메스꺼움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역시 2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일시적 현상이다. 게다가 MSG가 포함된 음식 안에 실질적으로 들어 있는 MSG 양은 0.5g 미만이기 때문에, 평소 식사할 때 MSG을 3g 이상 섭취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분석이다.

조미료 형태로 정제된 MSG도 천연 성분인 글루탐산만큼 안전하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미국식품의약품청(FDA)은 2012년 천연 식품에 함유된 글루탐산 성분과 글루탐산이 주성분인 MSG가 똑같은 대사과정을 거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는 “MSG를 상용하는 수준에서는 현재까지 우려할 만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MSG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MSG가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MSG는 무해하다’고 단정적인 결론을 짓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이승민 교수는 “글루탐산이 구성 성분인 MSG를 과량 섭취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MSG 자체를 ‘좋다 혹은 나쁘다’라고 단편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많이 먹는 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해외 연구 중 MSG를 다량으로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비만일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역시 “일부 동물 연구에서 MSG를 과다섭취하면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고 했다. MSG를 쥐에게 4주간 고용량 투여한 결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행동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실리기도 했다. 아직까지 MSG 유해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MSG의 적당량에 대해 현재까지 규정된 바는 없다. WHO에서는 MSG에 대해서 1일 허용 섭취량을 지정하지 않은 상태다. 얼마나 먹어야 안전한지에 대해서 이승민 교수는 “MSG를 안전한 수준에서 섭취하기 위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가공식품”이라고 했다. “하루에 MSG가 든 가공식품을 여러 개 섭취하면 MSG가 체내에 중복적으로 쌓이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과잉섭취 상태가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MSG에 대한 또 다른 궁금증>

‘MSG 무첨가 식품’이라고 써 있으면 안전한 식품일까요?

식품업계에선 건강을 강조하며 일반식품에 비해 더 비싸게 가격을 매긴 ‘MSG 무첨가’ 식품을 내놓곤 한다. 화학조미료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은 돈을 더 주고서라도 ‘MSG 무첨가’ 표시가 돼 있는 것들을 사 먹는다.

하지만 ‘MSG 무첨가’라고 쓰여 있으면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그렇지 않다. ‘MSG 무첨가’라 하더라도 MSG 주성분인 글루탐산이 들어 있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토라이즈이스트, 오토라이즈이스트단백질, 효모추출물, L-글루탐산칼륨, 플레이버, 천연플레이버 등에도 글루탐산이 포함돼 있다. ‘MSG 무첨가’ 식품을 꼭 선택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성분이 써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

흰쌀

ISSUE:

흰쌀밥보다 잡곡밥이 무조건 건강에 좋다
TRUTH:

잡곡만 먹는 것보다 흰쌀과 섞어서 먹는 것이 좋다

흰쌀밥이 부(富)의 상징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키는 건강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도정 과정에서 쌀의 영양소를 다 깎아버려서 탄수화물만 남았다는 지적 탓이다. 백미가 잡곡에 비해 영양분이 적고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흰쌀을 아예 버리고, 영양분이 살아 있는 잡곡으로만 밥을 지어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추측과 다르게, 잡곡밥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면서 건강을 챙기려면 백미가 꼭 필요하다.

쌀은 백미, 쌀눈, 호분, 과피층으로 구성돼 있다. 쌀에는 식이섬유, 단백질, 칼슘, 식이섬유, 감마오리자놀(혈중 콜레스테롤 억제), 페룰산(암세포 증식 억제), 가바(신진대사 원활), 피틴산(항산화 기능) 같은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다. 이런 영양소의 상당 부분은 쌀눈과 호분에 들어 있는데, 문제는 흰쌀을 만드는 과정에서 호분과 쌀눈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현미는 도정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쌀의 영양소가 대부분 그대로 들어 있다. 잡곡은 도정을 해도 영양소가 쌀만큼 크게 손실되지 않는다.

하지만 잡곡으로만 밥을 지어 먹는다고 해서 영양소 효능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잡곡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식이섬유 탓이다. 식이섬유는 잡곡 100g당 평균 5~8g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미와 혼합하지 않고 잡곡밥만 먹으면 한 끼(평균 300g)에 15~2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게 되는 것인데, 이는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 20~25g과 비슷한 수치다.

이렇게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비타민, 무기질 등 미량 영양소의 흡수율이 떨어지고 소화도 어려워진다. 같은 쌀이지만 도정을 하지 않아서 쌀의 가장 겉면인 과피층이 살아 있는 현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미에 남아 있는 과피층이 까끌까끌한 식감을 유발하고 소화가 잘 안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현미에 단백질이 다량 들어 있는 것도 소화를 어렵게 만든다. 쌀밥을 먹으면 탄수화물만 주로 소화시키면 되지만, 현미밥을 먹으면 탄수화물보다 상대적으로 소화가 어려운 단백질도 한꺼번에 함께 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소화도 잘 되게 하면서 영양소도 충분히 누리려면 밥을 지을 때 현미를 포함한 잡곡과 백미의 비율을 잡곡 3, 백미 7 정도로 맞추는 게 좋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거나 소화력이 약한 장년이나 6세 미만 소아는 잡곡 1에 백미 9 정도의 비율로 먹는 게 좋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