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하는 중국..한국 수출길 막혔다

유엄식 기자 2015. 10. 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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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분석..석유류·철강재 등 중간재 자급률 늘려 수출 대폭 감소, 가공무역 억제정책 영향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한은 보고서 분석…석유류·철강재 등 중간재 자급률 늘려 수출 대폭 감소, 가공무역 억제정책 영향]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고, 부품·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자급자족형 경제구조로 바뀌면서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실증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 세계 수출증가에 따른 대중수출 반사이익 효과가 대폭 감소했다는 평가다.

김진호 한국은행 국제무역팀 조사역 등은 14일 펴낸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과 우리나라 대중수출' 보고서에서 중국의 세계수출 증가율. 세계교역신장률, 유가·환율 등 대외변수를 고려한 한국의 대중수출 영향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수출이 1%포인트 증가하면 한국의 대중수출은 약 0.5%~0.6%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2년 이후에는 이런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2007년 연평균 24.8% 증가한 한국의 대중수출은 작년 0.4% 감소한데 이어 올해 1·2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3%, 7.2% 감소했다.

이는 우선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외자 유치, 선진기술 습득 등을 위해 다른나라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수입한 뒤 이를 가공·제조해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가공무역을 적극 장려했다.

그러나 선진국의 통상압력, 무분별한 생산 확대로 1999년 이후 가공무역 금지품목을 점차 늘렸다. 2004년 10월 종자, 화학비료 등 341개였던 가공무역 금지품목은 작년 연말기준 1871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총무역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53.7%에서 2014년 32.8%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의 가공무역 수입의존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을 전후로 대부분의 품목에서 하락했다. 특히 한국의 주력수출품인 철강제품(-15%), 반도체(-18.8%), 전기기기(-11.9%), 화학공업제품(-6.1%), 섬유(-42.7%) 등 수입의존도가 크게 떨어졌다.

중국은 지난해 가공무역 총수입액 4943억달러 중 20.2%인 986억달러를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했다. 중국이 가공무역 수입을 줄이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은 대체로 중간재(원료나 부속품 등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제품) 위주다. 대중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한때 80%가 넘었으나 점차 하락해 작년말 기준 73% 정도다. 특히 전자기기, 화공품의 비중이 높다.

그런데 중국이 주요 중간재 수입억제 정책을 시행한 뒤 대중수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2012년 이후 석유제품 대중수출 기여도는 2003년~2007년 8.7%포인트에서 2012년~2014년 -5.2%포인트로 하락했다. 중국이 원유정제시설 생산설비를 늘려 석유제품 수입이 연평균 12.3%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중국은 소재·부품 5개년 계획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였고 저부가가치 무역 축소, 기술력 향상을 추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가공무역 억제품목으로 지정한 경우 대중수출 증가율은 1~2분기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억제품목으로 지정하고 자급률을 확대하는 기계, 자동차, 소재부품 등의 품목에 대해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향후 이들 품목의 대중수출 증가율 둔화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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