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눈뿐 아니라 근육·신경도 병들게 한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2015. 10. 14. 09: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VDT증후군] 한 해 1000만명.. 4년새 30% 증가.. 디스크·안구건조증 위험 높여 고개 들어 눈과 수평되게 사용해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생기는 병 'VDT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허리·목디스크, 거북목증후군, 안구건조증의 환자 수는 총 967만여명이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심우석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은 다양한 근육·신경 문제뿐 아니라 안과·이비인후과 질환, 불임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졌다"며 "지금처럼 경각심 없이 사용하다간 질병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83%로 세계 4위이며,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39분이나 된다(KT경제경영연구소).

◇고개 15도만 기울여도 목에 12㎏ 하중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했을 때 가장 쉽게 손상되는 부위는 '근육'과 '신경'이다.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한경진 교수는 "같은 자세로 화면을 오래 보거나, 손으로 기기를 바쁘게 조작하는 중에 몸의 근육이 뭉치고 신경이 잘 붓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대표 질환은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허리·목디스크, 거북목증후군인데, 지난 4년간 각각 37.48%, 29.72%, 27.98%, 24.2%씩 증가했다.

근막통증증후군이란 근육을 오래 안 움직여 딱딱해지며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한경진 교수는 "같은 자세로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승모근이 특히 잘 굳는다"며 "근육이 굳은 채로 오래 있으면 주변 신경이 근육에 들러붙어 심한 경우 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내 통로(수근관) 안의 신경이 눌려 생긴다. 한 교수는 "수근관 안에는 손에서 손목으로 이어지는 9개의 힘줄과 1개의 신경이 같이 들었다"며 "스마트폰 사용으로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면 힘줄이 부으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목을 앞으로 빼고 아래쪽으로 기울이는 잘못된 자세(거북목) 탓에 목 통증, 디스크가 생길 위험도 크다. 심우석 교수는 "고개를 아래로 15도 기울이면 12㎏, 30도 기울이면 18㎏의 하중이 목에 가해진다"며 "이때는 목뼈가 압박을 받아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밖으로 나와 신경을 누를 수 있는데, 이것이 목디스크"라고 말했다. 가만히 있을 때 귀 끝이 어깨선보다 앞으로 나와있으면 거북목을 의심할 수 있다.

◇눈·호흡기질환, 불임에도 영향

스마트폰은 안구건조증의 주범이다. 지난 4년 간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수는 15.7% 늘었다. 한길안과병원 이상언 진료부장은 "눈은 10초에 한 번씩 감아 눈물을 순환시켜야 촉촉하다"며 "스마트폰 화면을 집중해서 보면 길게는 5분까지도 눈을 감지 않는데, 눈물이 증발해 안구건조증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눈물이 부족하면 눈 속 이물질을 배출시키는 기능이 떨어져 세균 증식이 일어나기 쉽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주의해야 한다. 비염, 불임 등의 위험을 높인다. 아주대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휴대전화 전자파에 오래 노출될수록 코와 기관지 등 호흡기 속 섬모의 활동이 줄어든다. 그러면 이물질이 잘 걸러지지 않아 비염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생식의학회지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정자는 운동성과 생존력이 크게 떨어졌다.

◇15분 사용하면 2~3분 휴식해야

스마트폰을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우선 고개를 숙이지 않은 자세에서 눈과 수평이 되도록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쓰는 것이 가장 좋다. 15분 이상 연속해서 사용하지 말고, 15분 사용했으면 2~3분은 쉬어야 한다. 한경진 교수는 "같은 자세로 15분이 지나면 근육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쉴 때는 손목, 손가락, 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어깨를 아래 위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 건강을 위해서는 중간에 휴식을 취할 때 눈을 감거나 먼 곳을 쳐다봐야 한다. 취침시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지 않고, 통화는 최대한 짧게 해야 전자파 노출을 줄일 수 있다.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스마트폰을 오래 보거나 조작해서 생기는 증상으로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디스크, 거북목증후군,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