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히딩크 매직, 첫 단추부터 어긋났던 네덜란드

2015. 10. 14. 08: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오렌지 군단이 몰락했다. 네덜란드가 32년 만에 유로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14일(한국시간)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의 유로2016 조별예선 A조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3위를 두고 싸웠던 네덜란드는 최종전서 무너지며 조 4위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했던 경기였지만 네덜란드는 자중지란에 빠지며 실망을 안겼다. 체코전을 준비하며 로빈 판 페르시(페네르바체)와 멤피스 데파이(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설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팀 분위기를 잘 드러냈다.

한 데 뭉쳐도 시원찮을 판에 같은 패부터 흔들거리니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네덜란드는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심지어 판 페르시는 자책골까지 넣는 수모를 당하면서 탈락을 지켜만 봐야 했다. 끝내 안방에서 유로2016 탈락을 확인한 네덜란드는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문제점을 찾느라 혈안이다. 그러나 이번 예선을 진행하며 네덜란드는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3위에 올랐던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거스 히딩크 감독을 후임으로 택해 유로2016을 준비했지만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히딩크 감독은 전임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만들어놓은 파이브백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4-3-3으로 변화를 추진했지만 전술적인 움직임이 제대로 입혀지지 않았다. 수비는 수비대로 흔들렸고 공격도 아르옌 로벤(바이에른뮌헨)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워줄 카드가 없었고 노장 페르시와 웨슬리 스네이더(갈라타사라이)의 노쇠화도 뚜렷했다. 그렇다고 부족함을 메울 번뜩이는 히딩크 감독의 한수도 없었다. 

히딩크의 매직이 사라지자 급기야 네덜란드 축구 전설 요한 크루이프는 히딩크 감독을 향해 "눈만 아픈 경기를 한다. 대체 팀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코칭스태프의 전술이 이해할 수 없다"고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결국 지난 6월 부임 10개월 만에 사임 의사를 밝히며 불명예 퇴진을 해야만 했다. 위기 상황임에도 네덜란드는 처음 세웠던 원칙만 줄곧 고수했다. 위기를 타개할 감독을 찾는 것이 아닌 대니 블린트 수석코치를 대행으로 앉히며 히딩크 체제의 색깔을 고수했다. 

그러다보니 감독 교체 효과마저 없었다. 지난달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던 아이슬란드와 터키전서 반전을 꿰했으나 연달아 패하면서 사실상 네덜란드의 탈락을 예고했다. 네덜란드를 잡은 아이슬란드는 본선행을 확정했고 터키는 기적 같은 플레이오프행의 추진력을 얻으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