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SK, 감독 레임덕 만드는 프런트
김용희(60)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SK 프런트의 모호한 태도 때문이다. SK는 지난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내년 시즌까지 계약된 김 감독의 재신임 여부가 흘러나왔다.
SK 구단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감독에 대해 시즌 종료 후 거듭 "아직 (거취를) 확정하지 못했다.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가을야구의 막차였던 '5위'라는 애매한 성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내부 회의만 거듭하고 있다.
경질했을 경우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도 SK의 고민이다. 팀에 잔뼈가 굵은 김경기 수석코치는 올 시즌 중 루키팀 타격코치로 강등됐고, 박경완 육성총괄이 1군 감독을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내부의 목소리다. 이 상황에서 조원우 수석코치가 롯데 감독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생긴 코칭스태프 결원도 문제다.
하지만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 사령탑의 거취를 질질 끄는 건 결국 그 부담을 감독에게 안기는 모양새다. 한 야구인은 "감독의 힘을 가장 잘 판단하고 아는 사람은 선수"라고 말했다. 유임으로 가닥이 잡히더라도 상황에 따라 '1년만 하고 떠날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선수단에 심어줄 수 있다. 그럴 경우 레임덕이 일찌감치 시작돼 감독에게 힘이 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감독은 차기 시즌을 준비 중이지만 수뇌부는 아직 그와 함께 남은 임기인 1년을 계속 갈 것인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한다면 발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빨리 김용희 감독의 유임을 공식화해 입지를 단단하게 해줘야 한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로 시간만 보내는, 이상한 상황이다. 구단 스스로 감독을 흔들고 있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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