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vs 한계'의 교훈, 변수가 된 'PS 테마'

서민교 입력 2015. 10. 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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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준PO)가 뜨겁다. 끝낼 때까지 알 수 없는 경기력은 기본. 그 과정에서 나오는 논란도 끊임이 없다. 이번엔 또 사구 논란이 승부의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2-5로 졌다. 경기 내용은 완패였다. 두산은 마운드 싸움에서 졌다. 두산 타선은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을 공략하지 못했다. 밴헤켄은 7⅔이닝 2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펼쳤고, 두산 선발 유희관은 4이닝 만에 3실점으로 조기강판 됐다.

두산은 잠실 홈에서 2연승 뒤 목동 원정에서 져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싸움이다. 승기를 잡았던 두산은 3차전만 놓고 보면 시리즈 분위기를 넥센에 내준 경기였다.

지난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준PO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 초 1사에서 두산 오재일이 투구에 발을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그러나 두산은 찝찝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밴헤켄에 막혀 답답했던 두산의 타선이 활활 타오르던 시점은 9회였다. 2-5로 3점차 뒤진 상황이었지만, 8회초 2점을 뽑으면서 두산이 흐름을 가져온 순간이었다.

두산은 마지막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대타 최주환이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김현수가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섰으나 1사 1루 상황은 계속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최재훈 대신 대타 오재일 카드를 꺼냈다. 오재일은 조상우의 초구 파울 이후 2구째 왼발로 향한 볼을 피하는 과정에서 몸에 맞은 공이라는 확신의 제스처를 취했다. 오재일은 곧바로 1루를 향해 방향을 틀어 걸어 나갔다. 그러나 구심도 확고했다. 몸에 맞지 않았다는 제스처로 오재일을 타석에 다시 서게 했다. 오재일은 항의를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공에 맞았다고 주장하던 오재일은 물론 두산 벤치도 답답했다. 이미 1회말 심판 합의판정을 한 차례 요청했다가 번복되지 않아 비디오 판독 기회를 잃었기 때문. 오재일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고 하소연으로 끝났다. 억울한 오재일은 4구째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어 두산은 민병헌이 중전 안타를 쳤으나 홈으로 들어올 주자는 없었다. 1루 주자가 3루에 안착했으나 장민석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 막판 추격 기회도 사실상 사라졌다. 두산은 그대로 무너졌다.

오재일이 살아나갔다면 경기 상황이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두산으로서는 아쉬운 판정이었다. 중계방송에서 느린 화면으로 잡힌 그림은 ‘몸에 맞는 공’이 맞았다. 조상우가 던진 공은 오재일의 왼 발등에 스쳐 굴절됐다. 오재일이 억울함을 호소할만했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 순간에 나오는 오심은 승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치명적 판정이 될 수 있다. 승부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할 정확한 판정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심판이 찰나의 순간을 완벽하게 캐치하기는 어렵다. 오재일의 발등을 스친 공을 심판이 육안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조상우가 던진 공은 오재일의 발등을 스친 뒤 원 바운드 돼 포수 박동원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구심이 자연스러운 원 바운드 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 10일 준PO 1차전에서 나왔다. 넥센이 억울했던 판정이었다. 넥센은 3-2로 앞선 9회말 1사 후 김재호가 조상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후 조상우가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넥센이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졌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김재호의 몸에 맞지 않았다. 두산이 시리즈 주도권을 쥘 수 있었던 치명적 오심이었다. 억울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은 선수들의 사소한 플레이 하나, 심판의 판정 하나에 예민하다. 두산 오재원과 넥센 서건창의 1루 충돌 위기 상황이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지고 떠들썩한 논란이 될 정도다.

정규시즌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아무리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도 오심은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심판의 존재 이유다.

그리고 또 하나, 완벽할 수 없는 심판의 오심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심판 합의판정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하는 교훈을 남겼다.

오심과 논란으로 더 치열해진 준PO. 두산과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서 4차전을 갖는다. 두산은 2연승 뒤 1패로 쫓기는 입장이 됐다. 오재일의 사구 오심 논란이 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모를 일이다.

포스트시즌에는 늘 오심 논란이 있었다. 결국은 누가 흔들리지 않고 최악의 변수조차 극복하느냐의 문제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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