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의 전쟁'에 발목잡힌 롯데개혁 좌초 위기

김소연 기자 2015. 10. 1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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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이슈로 호텔롯데 상장일정 차질..롯데 고위관계자 "상장 지연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경영권 분쟁 이슈로 호텔롯데 상장일정 차질…롯데 고위관계자 "상장 지연 불가피"]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辛)의 전쟁'이 재점화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혁안에 적신호가 켜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한 소송전을 지속할 방침이어서 내년 2월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연내 순환출자 80% 해소방안도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13일 "신 전 부회장이 매번 똑같은 논리로 롯데를 흔들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의 소송제기로 사실상 호텔롯데 상장 지연이 불가피해졌는데 아예 상장 자체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전이 확대되면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문제 삼기 때문에 상장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신 회장이 약속한 2월 상장이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국민 정서가 일본 롯데와의 관계 정리를 원해서 진행하는 것인데 이를 방해하면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8월11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때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핵심은 한국 롯데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상장과 연내 순환출자 80% 해소다. 특히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비용 7조원 가운데 2조 가량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상반기로 계획했던 호텔롯데 상장을 2월로 앞당겼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롯데호텔부산에 이사해임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면서 앞날을 예견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롯데의 경영권 갈등이 재연되자 호텔롯데 상장예비심사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을 위한 양적요건을 갖췄어도 질적심사에서 삐끗하면 상장을 장담할 수 없는데 경영권 분쟁은 향후 지배주주가 바뀔 수 있는 질적심사 대상이다.

게다가 이번 분쟁으로 연말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면세점 2곳(소공점, 월드타워점) 중 하나라도 잃게 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에 막대한 훼손이 불가피해 진다.

김병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호텔롯데가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한 게 아니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경영권 분쟁과 면세사업 특허 문제까지 모두 살펴보고 심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에 제기한 12억원 규모의 소송이라는 개별사항만 보는게 아니라 (경영권 분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순환출자 해소 역시 어려워진다. 신 회장이 약속한 지배구조개선작업이 줄줄이 난항을 겪는 셈이다.

호텔롯데 2월 상장 스케쥴을 맞추려면 적어도 다음 달 안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야해 시일이 촉박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예심청구를 위한 실사 중인데 글로벌 연결재무제표를 봐야 해서 이달 중 상장예심청구서 제출은 어렵다"며 "신 전 부회장이 건 소송액이 12억원 정도라서 상장 못 할 이유는 없지만 이슈가 장기화될 위험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 측은 소송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끄는 SDJ코퍼레이션 감사를 맡은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는 "한국 상법상 이사해임에 관해서는 손해배상소송만으로 다투게 돼 있어 일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며 "승소 후에 신 회장 등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추가적인 민·형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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