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11년 죽었다는 조희팔, 2013년말 나와 통화"

최재훈 기자 입력 2015. 10. 14. 03:11 수정 2015. 10. 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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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중국 가자마자 성형수술.. 항상 권총 지니고 다녀"] 中밀항시킨 최측근 증언 나와 "최근에도 '中서 만나자' 연락" 지문 없애려했지만 실패 한국내 여러명의 내연녀가 중국으로 도피자금 운반 골프치고 술마시는게 일상.. 최근엔 광저우에서 지내 '걸어서 한국 빠져나가도 날 잡을 수 있는 놈 없다'며 조씨 밀항 前엔 호언장담

2011년 중국에서 사망했다는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은 여전히 중국에 살아 있다는 조씨 최측근의 증언이 나왔다. 조씨로부터 사기당한 피해자들은 조씨가 어딘가 살아 있다는 의문을 제기해 왔으나 조씨의 측근이 구체적인 근거들을 들어가며 조씨가 살아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조씨의 측근인 최모(47)씨는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조씨가) 죽었다고 한 후에도 삼촌(조희팔을 지칭)과 몇 차례 전화 통화했고, 마지막으로 2013년 말에는 (조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조희팔은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2008년 12월 9일 충남 안면도 마검포항에서 보트를 타고 공해상으로 나가 조씨를 중국으로 밀항시킨 인물이다. 그는 조씨의 조카 유모(46)씨와 친구처럼 지내 조씨를 '삼촌'이라고 불렀다. 최씨 주장대로라면 2011년 12월 중국 웨이하이(威海)에서 심근경색으로 급사해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火葬)까지 했다는 조씨의 죽음은 꾸며진 것이며, 조씨는 지금도 중국 어딘가에 숨어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씨는 조씨를 밀항시킨 혐의(범인은닉)로 8개월 복역한 뒤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조씨와 함께 지냈다고 한다.

최씨는 '한국에 먼저 들어가 있으면 돈을 부쳐준다'는 조씨 말을 듣고 귀국했지만 약속한 돈을 받지 못했다. 최씨는 "(밀항 대가로) 약속한 돈(50억원)의 10분의 1 정도밖에 오지 않아 조희팔에게 전화로 '변호사비 쓰고 나니 한 푼도 없다'며 화를 냈더니 '야 이놈아, 줄 거 다 줬는데 무슨 소리냐.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다'고 했다"며 "마지막으로 그날(2013년 말) 조씨가 전화를 걸어와 '중간에 배달 사고가 난 것 같다.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씨는 "조씨가 그 뒤로도 중간에 사람을 넣어 수차례 연락을 해 왔지만, 최근에도 중국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조씨 밀항 당시 상황과 자신이 듣고 본 조씨의 중국 내 도피 생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08년 경찰이 전국적으로 다단계 사기 수사에 착수하자 조씨는 일찌감치 밀항을 계획했고, 최씨에게 '밀항 루트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최씨는 마검포항에 있는 선주(船主) 박모(48)씨에게 접근해 공해상까지만 데려 달라고 요청했고, 모터 2개가 달린 레저 보트 한 척을 구했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3000만원짜리 고속 모터 1개를 더 달아 보트를 개조했다. 그는 "미리 중국으로 건너가 공해상에서 조씨를 넘겨받기로 했던 조카 유씨의 배를 찾지 못해 실패하기도 했고, 파도가 높아 되돌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2008년 12월 9일 4시간30여분을 달려 공해상에 도착했고, 조씨를 넘겨주는 데 성공했다. 조씨는 이미 중국에서 사용할 '조영복'이라는 가짜 신분증까지 챙긴 상태였다. 최씨는 이튿날 마검포항으로 돌아오던 길에 배에서 조씨가 빠뜨리고 간 여권이 발견되면서 해경에 체포됐다.

최씨는 조씨의 중국 도피 생활에 대해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성형 수술을 해 얼굴을 바꿨고, 지문까지 없애려고 했지만 잘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한국에 여러 명의 내연녀가 있는데 이들이 도피 자금을 운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주로 골프 치고 술 마시며 일상을 보냈다"며 "수시로 거처를 옮겼고, 권총을 품에 지니고 다녔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10일 중국에서 체포된 조씨의 또 다른 측근 강태용(54)씨와 조씨는 함께 다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둘은 항상 다른 곳에서 지냈다. 삼촌이 옌타이(烟台)에 있으면 강태용은 칭다오(靑島)에, 강태용이 웨이하이에 있으면 삼촌은 칭다오에 있는 식"이라며 "최근에는 칭다오에 있다가 광저우(廣州)로 옮겼는데, 일이 이렇게 됐으니 꼭꼭 숨어버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희팔씨의 정·관계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씨는 밀항할 만큼 상황이 나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걸어서 한국을 빠져나가도 날 잡을 수 있는 놈은 없다'며 호언장담하고 다녔다"면서 "2008년 수사 당시 정권 실세를 만나러 간다며 내 차(렉서스)를 몰고 가는 바람에 여러 차례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밝혀진 것은 없지 않으냐"고 했다. 이어 "강태용이 송환되더라도 조희팔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다만 곳곳에 로비한 정황은 강태용이 자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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