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클리어링 유발" 비난.. 오재원은 침묵

입력 2015. 10. 14. 03:06 수정 2016. 1. 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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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2차전서 주루 방해성 수비, 서건창의 가벼운 항의 오해해 말다툼두산 감독-동료들은 "고의 아니다".. 오, 항변기회 있었지만 묵묵히 훈련만

[동아일보]
오해라면 오해라고 할 수 있으니 억울할 법도 한데 당사자는 말이 없었다. 그 대신 팀원들이 ‘벤치클리어링 유발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고의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8회초에 나왔다. 넥센 서건창(26)이 희생번트를 대고 1루로 뛰었다. 그때 1루 수비를 하러 들어온 두산 2루수 오재원(30)이 왼발로 주로(走路)를 막은 채 공을 받은 게 단초가 됐다. 속도를 줄여 뛰어온 서건창이 1루 베이스를 밟고 나서 “좀 피해서 잡지”라고 혼잣말을 한 게 관중 함성 때문에 오재원 귀에는 욕설로 잘못 들렸다. 흥분한 오재원이 곧바로 욕설로 받아치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여론은 오재원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서건창은 4월 9일 잠실 경기 때 1루 수비를 보던 두산 고영민(31)과 충돌해 두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에도 공교롭게 상대 팀이 두산이다 보니 서건창에게 동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 역시 “깨끗하게 야구 하고 싶었는데 오재원을 비롯한 두산 선수들이 도발한다”며 오재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에게 비난이 쏟아졌으니 오재원으로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쌓였을 법하다.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항변할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오재원은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훈련을 마친 뒤 조용히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 대신 두산 감독과 동료들이 오재원을 감싸고 나섰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가 북한인가? 도발하게?”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진 뒤 “오재원이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끼리 대화로 풀면 된다. 나도 준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염 감독에게 전화해 오해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원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유격수 김재호(30)도 “고의성은 없었다. 송구가 치우쳐 공을 잡으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인데 너무 한쪽 이야기만 나오고 재원이 형을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병헌(28)은 “넥센 선수단에서 석연치 않게 생각할 수 있고 불만을 표시할 수도 있다”면서도 “일부러 그런 플레이를 한 건 분명 아닌데 포스트시즌이다 보니 상황이 더 예민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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