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통설에 기초해 쓰는 것 올바른 교과서는 있을 수 없다"

임아영 기자 2015. 10. 1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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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승 교수 '근거 불명' 지적"역사학 특정 역사관 주입 경계"

교육부가 국정교과서에 이름 붙인 ‘올바른 역사교과서’에 대해 역사학계에서 근거 불명의 조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있을 수 없다”며 “역사교과서는 ‘정설(定說)’ ‘통설(通說)’ ‘다수설’에 기초해서 쓰이는 것이지, ‘올바른 설(正說)’에 의해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타자의 설은 모두 ‘그릇된 것’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전제국가, 독재국가나 폐쇄된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일”이라며 “하나의 사상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그르다고 한 하나의 예를 우리는 19세기 ‘위정척사’ 사상에서 본다. 위정척사 사상은 천주교만이 아니라 서학 즉 서구의 학문과 제도, 그리고 기술까지도 배척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역사학에서 ‘통설’이라는 말을 주로 쓸 뿐, ‘정설(定說)’이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통설’도 언제든지 다수설 내지 소수설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 ‘올바른 설(正說)’이라는 말은 전혀 쓰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올바른 설’에 기초한 ‘올바른 교과서’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중·고등학생들에게 특정 역사관을 주입하는 것은 역사학에서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고 그런 생각 자체가 우리 역사교육의 후진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정교과서는 ‘박정교과서(박근혜 대통령이 정한 교과서)’라는 별명도 얻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교과서는 국민 획일화를 위한 참 나쁜 교과서”라며 “국정교과서라고도 하기 창피한 박정교과서이자 중립적·객관적인 내용이 아닌 극우세력이 내용을 정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교과서”라고 주장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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