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트 韓소유자 51명 美서 집단소송..징벌적 손배 '최대 8조'

미국 법원서 집단 소송 승소시 국내 파사트 소유주 1만8138대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10배 요구시 최대 8조 가능..합의시 실제 배상액은 줄어

폭스바겐 '파사트'(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News1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국내 폭스바겐 파사트 소유자 51명이 미국 법원에서 집단 소송을 진행한다. 이들이 집단 소송에 승소하면 해당 차량을 보유한 국내 전 소비자들이 동일한 손해배상을 받게 된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요구할 예정이어서 손해배상 금액은 최대 8조원이 예상된다.

이번 소송은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EA189' 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파사트 차량 소유주들에게 해당된다.

13일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국내에서 '디젤게이트' 소송을 제기한 원고 226명 중 파사트 소유주 51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 폭스바겐그룹, 테네시 폭스바겐 공장 법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종선 바른 변호사는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에서 배기가스 기준이 가장 엄격한 곳으로, 퀸 임마누엘 등 미국의 대표적인 로펌들도 LA 연방법원에 소송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좀 더 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소송까지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송에는 '디젤게이트'에 연루된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소유주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국내 수입된 파사트는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된 'EA189' 디젤엔진을 장착한 파사트는 1만8138대다.

미국은 제조물책임에 대한 집단 소송을 인정한다. 피해자 중 일부만 소송을 내서 이겨도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까지 효력이 미친다. 즉 미국 소송에 승소할 경우 국내 파사트 2.0 TDI 모델 소유주 1만8138명이 모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법원은 불법행위가 악의적일 경우 실제 피해액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면 피고는 실제 손해액보다 3~10배 가량 많은 금액을 보상해줘야 한다. 폭스바겐 측이 국내에 고객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최대 8조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파사트 판매가는 약 4000만원이며 1만8138대를 감안하면 판매 대금은 약 7225억원 규모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3배까지 인정받으면 2조1766억원, 10배까지 인정받으면 7조2250억원 규모다. 물론 집단 소송은 소송 중 합의를 추진하기 때문에 최대 배상 금액엔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 News1 손형주 기자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폭스바겐그룹이 전세계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승소할 확률은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피고와 변호인단이 만나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10배까지 손해배상액이 지불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바른이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표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송인단이 미국에서 국내 피해자를 대표한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집단소송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소송에 참가한 소송인단만 테네시주에서 현지 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집단소송이 아니면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만 승소 시 보상을 받게 된다.

이번 미국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51명은 '디젤게이트' 파사트 전체 구매자의 0.3%에 불과하다.

하 변호사는 "국내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이 현재까지 2000여명이고, 그 중에서 파사트 소유자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소송 참여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국정감사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보여준 차별적인 태도를 감안하면 많은 사람들이 소송에 참여해 원고를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바른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폭스바겐그룹,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판매 대리점 등을 상대로 '폭스바겐 및 아우디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사기로 인한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반환청구' 3차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9월 30일 1차 소송 후 2000여명이 소송 제출 서류를 보내오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 소송인단을 계속 모집하고, 매주 추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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