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피의 보복' 악순환..보이지 않는 출구

2015. 10. 13. 17: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팔'인 29명 사망·1천990명 부상..이스라엘인 5명 사망·87명 부상

이달 들어 팔'인 29명 사망·1천990명 부상…이스라엘인 5명 사망·87명 부상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피의 보복'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는 당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스라엘인을 노린 '외로운 늑대' 유형의 흉기 공격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이-팔 간 적개심이 갈수록 증폭하고 있어서다.

양측의 충돌이 끊이지 않으면서 팔레스타인 진영에서 제2의 인티파다(민중봉기) 발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이-팔 충돌 격화…이달 들어 양측 사망자 34명·부상자도 2천여명

이스라엘 언론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0월 들어 양측의 충돌에 따른 사상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서는 시위를 벌이거나 흉기 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인 최소 29명이 이스라엘 군경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또 이스라엘군의 무력 진압 과정에서 연기 호흡과 고무탄 피격, 화상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1천990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인도 이달 들어 팔레스타인의 잇따른 흉기 공격 사건에 5명이 사망했고 87명이 부상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팔레스타인인 청년들이 흉기로 사용한 칼과 드라이버 등에 찔려 다쳤다.

13일 오전에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청년의 흉기 공격 사건이 발생해 20명가량이 중경상을 입었다. 예루살렘 버스에서 흉기 공격을 감행한 2명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지난주에는 하루 동안 서안의 라말라, 헤브론 등의 도시에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 발포 등으로 500명 가까이 다치기도 했다.

◇ 분쟁의 핵심지 예루살렘서 충돌·흉기 사건 잇따라

최근 양측 충돌은 지난 9월 이스라엘 관리들과 경찰, 유대인 활동가 등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부지에 잇따라 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예루살렘 문제는 이-팔 분쟁의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예루살렘을 자국의 수도로 삼으려 하면서 대립과 갈등을 반복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흉기로 공격한 사건도 예루살렘에서 주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 일대에 군인과 경찰 병력을 다수 배치하고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외로운 늑대' 형태의 공격인 데다 가해자 대부분도 범죄 기록이 없어 사전 단속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요르단강 서안의 다른 지역보다 폭력 수위가 더 높은 편이다.

예루살렘의 템플 마운트도 양측의 충돌을 언제든 유발할 수 있는 요소이다.

템플마운트는 유대교의 최대 성지이자 이슬람의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템플 마운트가 있는 동예루살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후 지금까지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 일대를 차지하려고 최근 사원 부지 진입을 잇따라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이스라엘의 무력 진압에 사망자 속출…팔' 시위 반복

이스라엘군의 무력 진압이 팔레스타인의 반발 시위를 거듭 이끄는 도화선 역할도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총격에 팔레스타인 시위 참가자가 숨지면 이슬람식 장례 절차에 따라 통상 사망 한 다음 날 장례식이 열리는데 장례식 직후 시위가 또다시 벌어진다.

가족·친척 또는 친구, 이웃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은 그 분노를 표출하고자 또다시 군인 검문소로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방식으로 항의하는 식이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또다시 시위대 해산을 위해 발포를 하고 팔레스타인측에서 사상자가 끊임없이 속출하게 된다.

◇ 이-팔 당국의 비협조도 한 몫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이번 사태를 확산시킨 한 배경이다.

이스라엘은 일련의 흉기 공격 사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전역 곳곳에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서안 지역 주민 등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미비한 편이다.

PA는 아랍인 개개인이 예고 없이 저지르는 흉기 공격을 어떻게 저지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도 PA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 주민에게 제3의 인티파다를 촉구하며 이스라엘인 공격을 부추기는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서안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 반대 움직임에 동조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7~8년 전부터 치안 업무에 관한 협력을 해 오지 않았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지적했다.

◇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예측불가 공격…유대인은 아랍인 반대 시위

최근 이스라엘 아풀라 지역의 버스 정류장에서 이스라엘인을 공격하려 한 이는 아랍계 이스라엘인 여성이었다.

이 여성이 흉기를 들고 있다가 정류장에서 총격을 당한 직후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지난 11일에도 20세 아랍계 이스라엘인이 북부 하데라 인근에서 이스라엘인 4명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근 아랍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이스라엘 마을에서 이스라엘 경찰의 알아크사 사원 진입과 무력 진압에 반대하는 시위가 종종 일어나기도 했다.

아랍계 이스라엘인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이 1948년 국가를 수립하기 이전부터 지금의 이스라엘 영토에 살았던 팔레스타인의 후손들도 일부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유대인 주도로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혐오 시위도 벌어졌다.

예루살렘에서는 지난 8일 극우 성향의 유대인 수백명이 거리 행진을 하며 아랍인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랍에 죽음을" "아랍 안돼!" "공격 안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9일에는 남부 디모나시(市)에서 한 유대인이 흉기로 팔레스타인 건설 노동자 3명과 베두인 1명 등 아랍인 4명을 찔러 부상을 입혔다.

경찰은 이 사건이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유대인이 벌인 증오 범죄로 보고 있다.

gogo213@yna.co.kr

☞ 대낮 서울 신림동 고시원서 살인극…30대 남성 자수
☞ "난 픽업 아티스트"…여고생 강간하려던 대학생 구속
☞ "우리 연인이니까" 여성 3명 사귀며 5억 챙겨
☞ 술병으로 때리고 찌른 사건…살인의 고의성 '쟁점'
☞ 中 언론, 한국카지노에 경고음 "3류 여배우 동원, 성접대"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