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정부질문 첫날..여야, '국정 역사교과서' 두고 격돌

이현주 2015. 10.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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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13일 정치 분야에 대한 질의에서 여야는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질의에서 야당은 국정화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반면 여당은 그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나치 독일 시대에 국정 역사교과서가 있었고, 일본 제국주의 때 국정 역사교과서가 있었다"며 "독재가 극에 치달았던 유신정권 시절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역사적으로 전체주의, 제국주의를 하려할 때, 전쟁을 하려할 때, 독재를 하려 할 때"라며 "전 세계에서 북한을 비롯한 소수의 몇 국가만이 역사교과서를 검정이 아닌 국정으로 사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월호로 국민들을 슬픔에 몰아넣고 메르스로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더니 이제 역사왜곡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려 한다"며 "국민들이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난하는 것조차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은 "식민사관도 반대하고 종북사관도 반대하지만 더더욱 무섭고 안 되는 것은 획일사관, 주입식 사관"이라며 "국정교과서의 최종 목표는 식민사관 합리화, 6·15를 혁명이라 하고 유신을 한국적 민주주의로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어떤 국가, 정부도 하나의 사상을 주입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상적 통제는 불가능하다"며 "경제가 어려운 이 때 이념논쟁은 정말 큰 문제"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도 "역사교육에 정부가 개입하지 말고 단일한 교과서는 지양해야 한다는 게 유엔의 권고"라며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는 역사를 정치적 목적에서 조작하지 말라는 유엔의 권고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정이 민주적 제도의 시스템에 운영되기보다는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이윤석 의원은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꾼다,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바꾸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꾼다는 말 들어봤냐"며 "역사는 승리자 전유물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역사관을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황우여 장관은 이번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 총대를 메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특히 이미 내 손을 떠났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강압적으로 밀고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지금 역사교과서에 사실이 왜곡된, 국민의 우려를 갖게 하는 부분이 많다"며 "역사교과서에 대해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읽어보니 레닌을 미화하고 공산주의는 제국주의와 관계없다, 이승만이 남북분단을 했다든지 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조해진 의원은 "딸 셋을 키우면서 학교에서 배워온 역사 내용을 갖고 집에서 토론했는데 잘못 배워온 걸 제대로 잡느라 부녀간의 대화가 늘었다"며 "일선 교사들이 학생들을 자신 목표의 도구로 생각하는 모르모트로 생각하는가 하는 그런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하고 그러기 위해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데 우리 국민의 뜻, 국론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도 "역사의 기록은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팩트, 사실에 입각해야 하고 둘째는 균형감이 있어야 한다"며 "국정화를 하기로 한 만큼 집필진을 잘 구성하고 역사적 사실에 따라 균형감 있는 교과서를 만들라"고 당부했다.

답변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정 교과서가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만약 그런 시도가 있다면 제가 막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신을 찬양하는 교과서는 나올 수 없다. 그렇게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친일이나 유신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사람은 없다"며 "미래에 맞는 역사를 가르칠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엔 권고를 위배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엔 권고라 하더라도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분단돼 있고 지금 안보상의 많은 위협을 수시로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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