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이선균도 손현주도, 왜 굳이 변호사인가?

입력 2015. 10. 13. 17:13 수정 2015. 10. 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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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많은 작품들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인은 지독하게 현실주의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좋게 말해 현실주의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속물'이다.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의뢰받은 사건의 법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그 댓가로 큰 이익을 챙긴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변호사가 긍정적이게 비춰진 작품들도 있다. 가까운 예로 영화 '변호인'의 송우석을 들 수 있는데, 그 역시 가족 같았던 국밥집 주인의 아들이 누명을 쓰고 부당한 고문을 당하는 '각성'의 사건이 있기 전에는 법망을 요리조리 뚫어 현실적인 부분을 해결해주는 세무 전문변호사였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런면에서 약 보름 차를 두고 개봉하는 범죄, 액션 영화가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은 눈에 띈다. 영화 '성난 변호사'(허종호 감독), '더 폰'(김봉주 감독)은 각기 특별한 이유로 사건에 휘말린 변호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성난 변호사'는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 사건, 승소 확률 100%의 순간 시작된 반전에 자존심 짓밟힌 에이스 변호사가 벌이는 통쾌한 반격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에이스 변호사 변호성 역을 맡은 이선균은 "이기는 게 정의"라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그만큼 그는 의뢰받은 사건은 그 안에 얽힌 이야기가 어찌됐든, 옳고 그름이 어떠하든 따지지 않고 승소를 위해 온갖 술수를 쓴다.

기본적인 설정은 '더 폰'의 손현주도 다르지 않다. 예쁜 아내, 사랑스러운 딸과 단란한 가정을 이룬 그는 기업 전문 변호사 고동호 역이다. 그 역시 자신이 변호를 맡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로 인해 갖은 협박에 시달린다. 그러면서도 그가 자신의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삶을 지키기 위해서다.

'성난 변호사'와 '더 폰'은 이 자신만만한 변호사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도록, 그들을 낭떨어지에 몰아 넣으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변호성은 승률 100%라는 자존감에 금이 갔고, 고동호는 소중한 아내를 잃었다. 정의, 혹 옳은 것과는 상관이 없었던 변호사들이 소중한 것을 철저히 짓밟히고, 이를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이 영화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다.

살펴보면, 변호사는 현실적인 히어로가 되기에 적합한 캐릭터다. 탁월한 현실감각은 뛰어난 두뇌를 수반한다. 싸움에 능숙한 이 변호사들은 좋은 두뇌를 이용해 보통사람들이 풀어낼 수 없는 사건들을 풀어낸다. 타고난 싸움꾼이다보니, 액션에도 곧 쉽게 적응하는 모양새. '눈을 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간다'는 한국 사회에서 두뇌와 기지를 이처럼 두루 갖춘 인물들이 히어로가 된다면 '정의'를 되찾는 일은 아주 쉽진 않아도,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성난 변호사'의 허종호 감독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지적인 슈퍼 히어로다. 다른 사람들은 방패도 있고, 하늘을 날고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이 친구는 지적이고, 스마트하고 뺀질대기도 하지만, 그런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변호성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어쩌면 허 감독의 설명처럼 이 같은 변호사 캐릭터들은 시대가 원하는 영웅의 상을 담고 있는지 모른다.   /eujenej@osen.co.kr

[사진] '성난 변호사', '더 폰'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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