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용병..여자 프로배구, 토종 공격수가 다시 뜬다

이석무 2015. 10.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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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용병급 활약을 펼친 흥국생명 2년차 공격수 이재영. 사진=KOV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배구 V리그가 지난 10일 막을 올린 가운데 여자 프로배구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새로 뽑은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는 외국인선수 제도를 확 바꿨다. 기존의 자유계약 방식을 포기하고 미국 대학 출신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선수들을 선발했다. 기존 자유계약으로 뽑았던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해서 실력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보더라도 외국인선수가 거의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 책임질 정도로 ‘몰빵 배구’가 대세였다. 국내 선수와 비교해 높이와 파워가 월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직 초반이지만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1일 열린 흥국생명 대 현대건설의 경기에서 양 팀의 최다득점을 올린 선수는 토종공격수인 이재영(32점)과 양효진(26점)이었다.

반면 외국인선수는 활약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테일러는 27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33.33%에 머물렀다. 반면 범실은 12개나 됐다. 팀 전체 범실이 19개였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테일러의 몫이었다.

현대건설의 에밀리 역시 24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은 30.99%에 그쳤고 범실은 가장 많은 7개를 기록했다. 이재영과 양효진의 공격성공률이 각각 51.61%, 62.86%임을 감안하면 내용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12일에 열린 IBK기업은행 대 GS칼텍스의 경기에서도 외국인선수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의 맥마흔은 팀 내 최다인 15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인 33.33%에 머물렀다. GS칼텍스의 캣벨도 1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외국인선수의 결정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다 보니 국내선수들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 실제로 초반 2경기에서 승부를 가린 원동력은 토종 공격수의 활약이었다.

11일 여자부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을 제압한 흥국생명은 2년차 이재영이 ‘용병급 활약’을 펼쳤다. 반면 현대건설은 기대했던 황연주가 6점으로 부진하면서 다양한 공격을 가져갈 수 없었다.

IBK기업은행을 제압한 GS칼텍스는 아예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았다. 이소영, 표승주, 배유나, 한송이, 캣벨 등 5명의 선수가 10% 이상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특정한 주공격수 없이 주전이 모두 고르게 공격했다는 의미다.

물론 초반 2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외국인선수가 국내 배구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활약상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외국인선수 몰빵 배구로는 더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동안 용병 그늘에 가려졌던 토종 공격수들의 활약상이 올 시즌 성공의 중요한 열쇠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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