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광윤사 주총보다 종업원지주회가 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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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오는 14일 광윤사(光潤社)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사직 해임안 상정을 예고하면서 한·일롯데 지배구조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더라도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양측 모두 간접지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소송전 결과가 관건이다. 특히 현재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가 경영권 향방을 쥐고 있는 핵심으로 꼽힌다.
◇14일 광윤사 주총·이사회…신동주 지분 50%+1주 확보
한·일롯데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광윤사 지분은 △신동주 전 부회장 50% △신동빈 회장 38.8%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10% △신격호 총괄회장 0.8% △기타 0.4%로 구성돼 있다. 광윤사 정관상 해임안은 일반결의사항으로 과반이 넘는 신동주·신격호 지분만으로도 해임안 통과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광윤사 주총 직후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소유한 광윤사 주식 가운데 1주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렇게 되면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신 총괄회장은 ‘0.8%-1주’를 가지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 고문을 받고 있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신격호 회장이 광윤사 주식 1주를 장남에게 넘긴다는 것은 그만큼 확고한 지지를 상징하는 의미”라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2대주주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이 핵심
관심은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한·일롯데의 실질적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지배권 변동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홀딩스 지분구도상 광윤사 지분(28.1%)만으로는 현 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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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롯데홀딩스 2대주주 종업원지주회가 신동빈 회장의 우군 역할을 확고하게 하면서 지난 8월 주총 등 최근 일련의 경영권분쟁때 승리를 선사해줬다. 신 회장이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더라도 경영권에 영향이 없다고 자신하는 배경의 핵심에 종업원지주회가 있다. 반대로 신 전 부회장 측이 당장 일본홀딩스 주총을 소집해 표대결이라는 전면전을 벌이지 못하는 이유도 종업원지주회에 있다.
이런 구도는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롯데홀딩스 개인지분율이 1.4%로 미미한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계속 얻고 가야만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반면 신 전 회장은 자신과 부친의 지분(2%)·광윤사 지분(28.1%) 등 30%를 확보했음에도 종업원지주회의 지지 없이는 롯데홀딩스의 ‘원톱’이 될 수 없다.
◇‘권력’따라 움직이는 종업원지주회…소송 결과에 관심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은 개별 구성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표성에 따라 움직이는 특성을 지닌다. 종업원들이 개별적으로 주식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개별 의결권을 포기하는 대신 배당으로 보상받는 형태다. ‘권력’을 상징하는 대표성에 따라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지분인 셈이다.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받쳐주는 롯데그린서비스·(주)패밀리 등 5개 일본 관계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0.1%도 사실상 독립된 개별 의결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종업원지주회와 유사한 성격이다.
이러한 지분 역학관계의 특성상 향후 롯데홀딩스 지배권 변동 여부를 가를 실질적 관건은 광윤사 주총보다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해임한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의무효소송 결과로 모아진다.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제기했다고 밝힌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롯데홀딩스의 대표성이 지금처럼 신동빈 회장에게 있다는 점이 더욱 공고해질지 △신 총괄회장 해임 이전의 롯데홀딩스로 회귀할지 여부가 가려진다. 신 전 부회장 측이 광윤사 주총을 소집한 것도 그 자체로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자신에게 대표성이 있다는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하나의 전술인 셈이다.
박수익 (park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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