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을수록 새로운' 메르스, 韓 메르스 연구의 중심?

안정준 기자 2015. 10.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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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음성에서 다시 양성, '특이 케이스'..'전문가들 "죽은 바이러스 조각 나온 것" 주장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메르스 음성에서 다시 양성, '특이 케이스'…'전문가들 "죽은 바이러스 조각 나온 것" 주장]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재차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다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 사례다. 약 4개월간 메르스 사태를 겪은 한국이 세상에 알려진 지 3년 밖에 안 된 메르스 바이러스 연구의 중심 국가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계는 퇴원 후 재차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80번 환자(35·남)의 체내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된 원인 파악에 나섰다.

116일간 메르스 양성 반응을 보인 이 환자는 지난 1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가 12일 다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130일 가까이 체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경우다. 김남중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에 따라 퇴원시켰지만 재차 양성이 나왔다"며 "외국 데이터를 살펴봐도 음성 판정을 받은 다음 다시 양성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메르스 환자의 완치 여부는 24시간 간격으로 2차례 실시한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메르스 확산국에서의 경험 상 이 기준을 통과한 뒤 재차 양성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80번 환자의 사례로 메르스 환자 퇴원 기준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일단 국내 의료계는 감염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환자 체내에 남아있어 양성반응이 재차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80번 환자를 진료한 최평균 서울대학교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세포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조각이 떨어져 나와 검출됐을 것"이라며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죽은 바이러스의 검출로 단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남중 교수는 "지금까지 지식을 가지고 볼 때 (살아있는 바이러스에 의한)감염률은 0%에 가깝다"면서도 "하지만 과학자의 입장에서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80번 환자 외에도 그동안 국내 메르스 전파 양상에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케이스가 다수 있었다.

146번 환자(55·남)와 154번 환자(52·남)는 일반적인 메르스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인 14일을 넘긴 경우다. 두 환자의 잠복기는 17일로 추정됐다. 물론 메르스 관련 일부 논문에서는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어서는 경우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 관리에 있어 이례적인 잠복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한국의 실제 사례로 증명됐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따른 사망률도 중동과 차이를 보였다. 지금까지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186명이며 이 가운데 36명이 사망해 관련 사망률은 19.3%다. 중동의 사망률 37.5%의 절반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례적 사례가 다수 나온 만큼 메르스 바이러스 연구를 통한 예방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많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은 앞서 메르스 백신 개발 지원에 5년간 41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메르스 사태로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발병국 오명을 쓰게 됐다"며 "하지만 메르스 연구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상황을 통해 R&D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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