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조희팔 사건 재수사로 '뇌물기관' 오명 벗을까

양성희 기자 2015. 10. 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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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희대

의 사기범' 조희팔씨 최측근의 검거로 검찰이 이 사건 재수사에 나섬에 따라 수사기관이 체면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사건은 검경(檢警) 로비 의혹으로도 번져 수사당국은 미온적 수사에 대한 비판에 더해 '뇌물기관'이라는 오명을 떠안아야 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씨가 수사망을 피한 배경엔 조씨로부터 뒷돈을 받은 이들의 조력이 있었다는 것이 정설로 꼽힌다.

당시 이 사건 첩보를 입수한 서울경찰청은 내사종결 처리했고 부산경찰청 수사단계에서는 검사가 사건을 각하했다. 대구경찰청은 조씨가 도주한 뒤에서야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사건이 터진 뒤 현재까지 6명의 검경 관계자가 조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수사 무마 대가로 조씨에게서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7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오모씨 역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5억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경찰청 강력계장으로 근무했던 권모 전 총경은 조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권 전 총경이 돈을 받은 시점은 조씨가 중국으로 도주하기 한 달 전인 2008년 9월이다. 지난달에는 권 전 총경이 받은 돈 중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전직 경위급 경찰관 김모씨가 구속됐다.

조씨가 도피국으로 삼은 중국으로 건너가 향응을 받은 경찰관도 있었다. 대구 소재 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정모 경사는 2009년 중국에서 조씨 측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씨를 비호해준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뇌물을 수수할뿐만 아니라 조씨의 범죄수익금을 관리해주기도 했다. 대구경찰청 소속이었던 임모 전 경사는 조씨 사기사건의 범죄수익금 일부를 숨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씨는 조씨의 자금을 관리하며 인맥을 동원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은 추가로 정관계 로비 의혹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씨는 수사 무마 대가로 뇌물을 건넨 김 전 부장검사, 오씨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다.

검찰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조씨가 살아있다고 전제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향후 수사는 조씨의 생사 여부를 밝혀내는 것을 시작으로 투자자 3만여명의 돈을 가로챈 4조원대 사기사건을 들여다보는 쪽으로 이어질 방침이다. 조씨가 로비를 벌인 정관계 관계자들을 추가로 밝혀내는 것도 수사의 한 갈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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