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례로 살펴본 양현종 이변의 만점탈락

입력 2015. 10. 13. 05:59 수정 2015. 10. 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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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선호 기자]일본은 1947년부터 최고의 선발투수들에게 수여하는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만들었다. 1982년부터는 선정하는데 참고하는 기준이 생겼다. 25경기 등판, 10경기 완투, 15승, 승률 6할, 200이닝 투구, 150탈삼진, 방어율 2.50이다. 물론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100% 충족하면 수상 확률이 대단히 높다.

1982년부터 사와무라상의 기준을 모두 충족했던 경우는 모두 12번, 선수로는 10명이었다. 다르빗슈 류가 니혼햄 시절 3번이나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만점 조건인데도 사와무라상을 받지 못했던 경우는 네 차례 있었다. 1982년 에가와 스구루(요미우리), 2008년과 2011년 다르빗슈 류, 그리고 2013년 가네코 치히로(오릭스)였다.

1982년에는 기타벳푸 마나무(히로시마)가 에가와을 웃도는 성적으로 조건을 모두 채웠고, 2011년 역시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가 다르빗슈를 앞서는 만점 항목을 받았다. 경쟁자들이 더 나은 성적으로 조건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2008년과 2013년이었다. 다르빗슈와 가네코는 기준 항목을 모두 채웠는데도 기준 미달 투수들에게 사와무라상을 빼앗긴 것이다. 

이유는 있었다. 2008년 수상자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는 7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완투(5개)가 적었을 뿐이었다. 21승을 따냈고 승률 8할4푼, 방어율 1.87로 모두 타이틀을 따냈다. 159 탈삼진, 201⅔이닝을 소화했다. 완투수만 제외한다면 다르빗슈를 훨씬 능가했다. 선정위원회 5명은 그 해 리그를 지배했던 투수는 다르빗슈가 아니라 이와쿠마라는 평가를 내렸다.

2013년은 괴물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의 해였다. 완투(8개)가 2개 모자랐을 뿐 24승(1위), 승률 10할(1위), 212이닝, 183탈삼진, 방어율 1.27(1위)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24연승 무패의 신기원을 작성했다. 가네코는 모든 조건을 충족했지만 완투를 제외한 기록은 다나카를 밑돌았다.  오히려 다나카가 사와무라상을 수상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이변은 없었던 것이다.

이변은 한 해 앞선 1981년에 있었다. 에가와는 20승, 방어율 2.29, 탈삼진 212개, 30경기 선발등판, 20완투, 240이닝을 기록했다. 다승, 승률, 방어율, 탈삼진, 최다완봉 타이틀을 거머쥐고 당당히 MVP에 올랐다. 그러나 사와무라상은 18승을 따낸 팀동료 니시모토 다카시가 수상했다. 당시 사와무라상은 프로야구 기자회 투표로 선정했는데 에가와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결국 논란이 벌어지자 기자회는 선정권한을 포기했고 1982년부터 지금의 선정기준을 만들어 선정위원회(프로감독 출신 5명)에서 결정했다. 이변이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이다. 

한국은 기준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변이 생겼다. KIA 좌완투수 양현종은 최동원상의 기준 조건 30경기, 180이닝, 15승, 150탈삼진, 15퀄리티스타트, 평균자책점 2.50을 모두 채웠다. 최동원상 출범 2년만에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유일한 투수가 나왔는데 탈락하는 희생자가 되었다. 흠이라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는 아픈 어깨를 참으면서 시즌을 완주하는 투지를 발휘하며 5위 싸움을 이끌었다.

양현종은 작년 초대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기뻤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16승을 따냈지만 방어율이 4점대(4.25)를 넘었기 때문이다. 2점대 방어율로 진짜 최동원상을 받고 싶어했다. 의지가 통했는지 올해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다. 생애 첫 2점대(2.44) 방어율은 자부심을 갖는 기록이다. 당당한 최동원상 후보였다. 그러나 수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게다가 팬들을 중심으로 탈락을 놓고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팀의 5강 탈락과 함께 양현종에게는 우울한 가을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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