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발목잡는 '빌의 여자들'

오윤희 기자 입력 2015. 10. 13. 03:06 수정 2015. 10. 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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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부부 결혼 40주년에 숨겨진 섹스 스캔들 책 나와] -빌을 연쇄강간범으로 묘사 19세 英여성 성폭행 정황..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도 "내 입술 거칠게 물어뜯어" -힐러리를 상습폭행범으로 그려 "교묘하게 피해 여성 입막고 분풀이로 남편 상습 폭행" 대선가도에 치명타 될 수도

결혼 40주년을 맞은 11일(현지 시각)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수수한 웨딩 드레스 차림으로 활짝 웃고 있는 신부 힐러리와 그 옆에서 수줍게 미소 짓고 있는 새신랑 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짤막한 글도 붙였다. '(예일대) 도서관에서 만난 귀여운 남자와 40년 전 결혼했다. 당신은 여전히 매력적이야!'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몇 시간 뒤 개인 트위터에 신랑 신부가 상대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결혼식 사진을 올리면서 '엊그제 같은데 벌써…'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 CBS 등은 이날 "미국 최고의 파워 커플이 40주년 결혼기념일을 서로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클린턴 부부가 애써 조성한 로맨틱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책이 13일 발간된다. 유명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과 로버트 모로가 관련자들을 취재해서 쓴 '클린턴 부부의 여성들과의 전쟁(원제 'Clintons' War on Women')이다. 뉴욕 포스트 등에 미리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이 책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연쇄 강간범으로, 힐러리는 피해 여성들을 뒤에서 교묘하게 입막음하는 한편 분풀이로 남편을 상습 폭행한 인물로 묘사한다. 전직 대통령과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의 치부를 다룬 책인 만큼 출간 전부터 워싱턴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책은 널리 알려진 모니카 르윈스키는 다루지 않는 대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빌의 섹스 스캔들을 집중 소개한다. 1969년 19세 영국 여성 에일린 웰스톤이 영국 옥스퍼드대 인근 술집에서 매력적인 미국인 남성에게 성폭행당하는 장면이 서두에 나온다. 그녀를 강간한 인물이 당시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에 와 있던 23세 빌 클린턴이었다. 이 주장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된 바 없지만, 저자들은 "빌이 이례적으로 학위를 따지 못하고 옥스퍼드를 떠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1978년 4월 25일 빌 클린턴에게 성폭행당했다는 후아니타 브로아드릭의 증언도 등장한다. 후아니타는 아칸소주지사에 출마한 빌 클린턴의 선거 캠프에서 일하던 자원 봉사자였다. 그녀는 "내가 반항하자 빌은 내 윗입술을 뜯겨 나갈 정도로 거칠게 물어뜯었다. 그 순간 그는 내가 평소 알던 빌이 아닌 매우 사악하고 끔찍한 인물로 변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힐러리에 대해서는 남편의 복잡한 여성 관계에 대한 분풀이로 묵직한 물건으로 빌을 때리거나 피가 날 정도로 할퀴고 꼬집었다고 썼다. 저자들은 또 "힐러리는 부부가 운영하는 자선 단체 '클린턴 파운데이션'의 기금을 마치 '돼지 저금통에서 돈 꺼내 쓰듯' 야금야금 개인 용도로 빼내 썼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들은 지지율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대선 주자 힐러리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첫 TV 토론을 이틀 앞두고 1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는 민주당 후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이메일 스캔들' 여파로 닷새 전 지지율 51%에서 41%로 10%포인트 급락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내용이다. 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지지율은 24%에서 28%로, 아직 출마 여부를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은 조 바이든 부통령 지지율은 16%에서 20%로 올랐다.

최근에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서 힐러리를 '최악의 국무장관'이라고 혹평한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해 "근거 없이 다른 사람에게 낙인을 찍어대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힐러리는 러시아·중국과 연계해 이란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완성한) 핵 협상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치켜세우는 한편 힐러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선 "별것 아닌 일로 이렇게 큰 논란이 이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이런 노력에도 책의 저자 스톤은 싸늘한 반응이다. 그는 뉴욕 포스트에 "그녀는 '얼음 여왕'이다. 지금 캠페인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모습은 모두 날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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