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6개월 앞으로.. 야권 신당 운명은

홍주형 2015. 10.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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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원외인사들 속속 창당 깃발.. 野 춘추전국시대 오나
2016년 4·13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늘 이합집산을 반복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세력이 신당 창당의 깃발이 들리며 기존 정당의 골칫거리가 된다. 여권에서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이 ‘국민생각’을 창당하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을 영입해 새누리당과 경쟁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인 민주당이 시민사회계인 시민통합당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으로 재출발하며 ‘헤쳐 모여’를 했다. 12일 현재 신당 흐름은 야권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로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린 인사들이 각자의 깃발을 내걸고 세를 규합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향후 하나의 텐트에 모일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호남에서 전국으로?… 천정배 신당

야권에서 가장 뚜렷한 신당 세력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4·29 재보선으로 원내 재입성에 성공할 때부터 ‘독자세력화’, ‘호남 정신 복원’ 등을 내걸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창당 명분도 있는 편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창당 선언에서 “새누리당은 기득권 세력의 옹호자일 뿐 아니라 수구기득권 세력이며, 새정치연합은 지역독점과 야당독점에 안주해 스스로 기득권 세력이 돼 버렸다”고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양당체제 타파”를 내걸었다. ‘안철수 신당’ 퇴조 후 비어있던 ‘제3 신당’의 기치를 선점한 것이다.

하지만 천 의원도 신당 창당의 복병인 ‘인물난’을 겪고 있어 창당 작업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지역 정치인 등의 지지가 간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천 의원이 말하는 ‘참신한 젊은 인재’나 전국 정당에 어울리는 이름값 있는 인사의 참여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 등 지역 명망가 중에선 신당 후보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인물이 더러 있다. 4·29 재보선 패배 후 이달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전 의원이 천 의원 신당에 참여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천정배 신당은 호남에 안주한 천정배 개인 정당의 모습을 보이면서 전국 정당이 될 동력이 작아보인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내에도 신당에 공감하는 현역 의원들이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겉으로 드러나는 흐름은 없다.

◆탈당파, 원외 민주당, 복지국가 정당… 다양한 신당파

천 의원의 창당 선언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또 한 명의 현역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합당 전까지 무소속이었던 박 의원의 탈당은 “예상됐던 일”이라는 게 당내 반응이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11월이 되면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앞서 지난 7월 탈당하고 ‘신민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월 함평군수 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설명수 후보 등이 신민당의 깃발을 걸고 있다. 박 전 지사는 호남에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박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당사자는 내켜 하지 않는 자세다. 하지만 박 전 지사는 “잠정적으로 17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며 박 전 의원과의 연대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들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다. 창당 기치인 ‘개혁적 국민 정당’에 이들의 ‘올드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박주선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원외 민주당도 야권 재편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새정치연합이 당명을 변경한 후 당명 등록을 선점한 민주당은 최근 486 정치인 원조 격인 김민석 전 의원이 ‘새로운 시작 위원회’ 의장을 맡아 세 규합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천, 박 의원이나 박 전 지사 등 신당파와 언제든 만나 연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모두와 다른 것이 시민단체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이다. 이상이 공동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11월까지 복지국가 정당 창당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이 단체는 천정배 신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영호남 지역 중심, 인물 중심 패거리 정치는 우리의 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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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는 신당 안 나올까

신당 흐름은 거의 야권발이지만 여권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총선에서 박세일 이사장이 ‘국민생각’을 창당한 것이 선례다. 하지만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여권에서 신당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못박았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신당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공천 탈락 인사를 중심으로 신당파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단 새누리당 내 비주류인 정두언·유승민 의원 등의 거취를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유 의원에 대해선 야권 중도파 인사들과 함께 중도 통합 신당에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돼왔다. 유 의원은 지난 8일 원내대표 사퇴 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참여에 대한 질문에 “추호도 생각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신당 참여)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는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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