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즐기는 브런치, 어렵지 않아요. 박세훈이 안내하는 담백한 토스트 레서피와 함께한다면!
오이 아보카도 토스트
한 차례의 멕시코 여행 이후, 향신료의 뒤끝만큼이나 진하게 내 미뢰에 남은 과카몰레(Guacamole; 아보카도를 으깬 것에 양파, 토마토, 고수, 고추 등을 섞어 만든 멕시코 요리) 맛. ‘멕시칸 스피릿’이 그리울 때면 숲 속의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를 스프레드해 아삭한 오이를 얹은 토스트를 해먹곤 한다.
3 샬럿(Shallot; 주로 프랑스, 동남아시아에서 향신료로 사용하는 초미니 양파. 양파보단 달고 부드러운 향미를 갖고 있다), 고수, 할라페뇨 피클은 각각 다진다.
4 으깬 아보카도에 다진 샬럿, 고수, 할라페뇨 피클을 더하고 라임의 즙을 짜서 넣고 잘 섞어 스프레드(Spread; 요사이 베이커리에서는 잼보다 자주 등장하는 용어. 빵이나 크래커에 바르는 음식)를 만든다.
5 중간 불로 달군 팬에 뺑드미(Pain de mie; 대체로 식빵을 통칭하나 샌드위치용으로 굽기에 용이한 빵을 가리키기도 한다)를 올리고 노릇하게 앞뒤로 굽는다. 6 뺑드미의 한쪽 면에 아보카도 스프레드를 바르고 슬라이스한 오이를 모양 있게 장식한다. 올리브오일, 페퍼 프레이크(Pepper Flake; 고추를 말려 빻은 가루)를 뿌려 완성한다.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토스트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를 단출하게 올린, 이 간단한 레서피의 토스트는 알고 보면 원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둔 이탈리아 요리 정신에 잘 부합하는 요리.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올리브오일까지 이탤리언이 가장 즐기는 대표 식재료가 그대로 담겼다. 구수한 통밀 빵의 풍미 덕에 토스트가 입안에서 착착 달라붙을 것.
만드는 법1 통밀 빵은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2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른다. 다진 샬럿, 올리브오일, 셰리 식초(Sherry Vinegar; 화이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강화 와인 셰리를 숙성시켜 만든 식초), 소금을 넣고 마리네이드(Marinade; 주로 고기, 생선을 조리하기 전에 맛들이는 방식으로 쉽게 ‘재운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한다. 3 모차렐라 치즈는 도톰하게 썬다. 4 바질, 이탤리언 파슬리는 곱게 다진 뒤 올리브오일, 셰리 식초, 소금을 넣고 잘 섞어 ‘허브 소스’를 만든다. 5 구운 통밀 빵의 한쪽 면에 마늘을 살짝 문질러 향을 더한다.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뒤 허브 소스를 바르고 토마토를 얹어 완성한다.
천도복숭아 프로슈토 토스트
짭짤한 프로슈토의 맛을 악상으로 표현한다면 ‘크레센도’! 새콤한 천도복숭아는 맛의 세기에 파워풀한 힘을 보탠다. 미니 바게트에 프로슈토(Prosciutto; 이탈리아 북쪽 지방에서 생산되는 햄으로 밀도가 조밀하다)와 천도복숭아를 토핑해 카나페처럼 만든 토스트를 한 입 깨물면 입 안에서 폭죽이 터지듯 선명한 맛이 맴돌 것.
2 바게트는 단면으로 잘라 팬에 노릇하게 구운 뒤 리코타 치즈(Ricotta Cheese; 치즈를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인 유청을 원료로 만든 치즈)를 듬뿍 바른다. 그 위에 통후추를 갈아 뿌린다.
3 프로슈토를 잘 펼쳐 올리고 슬라이스한 천도복숭아를 올린다. 아가베 시럽(Agave Syrup; 멕시코에서 자라는 선인장에서 채취한 달콤한 액. 유산균을 보호해 주는 성분이 있다)을 뿌려 완성한다.
PROFILE박세훈1982년 출생.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chool of Visual Arts)’에서 순수미술 전공.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4년, 뉴욕에서 나 홀로 7년을 보냈다. 맛과 멋으로 뒤지지 않는 두 도시에서 산 이력 덕분인지 ‘보통의’ 감각으로 만들었다는 요리들은 하나같이 보통이 아니다. 최근 청운동에 ‘131 스튜디오’를 오픈해 음식에 대한 탐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