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첫 공개 北 신무기..강력한 KN-09, 수상한 KN-08
KN-08 개량형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있었는데 보란 듯이 나타났습니다. KN-09은 그동안 툭하면 시험발사를 해서 실물이 궁금했었는데 어제 마침내 첫 선을 보였습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총평은 “KN-08은 아직은 걱정할 바 아니고, KN-09은 위력적”이라는 것입니다.
KN-08 개량형은 기존 KN-08보다 3단 로켓과 상단 부분이 두툼해졌습니다. 기존 KN-08의 경우 1, 2단 로켓은 직경이 같고, 3단 로켓은 갑자기 직경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KN-08 개량형은 1, 2, 3단 로켓의 직경이 똑같이 두껍습니다. 형태만으로는 3단 로켓의 추력이 강해져 사거리를 연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KN-08 개량형의 상단은 길이는 1~2m 짧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두꺼워졌습니다. 페어링 속에 탄두를 2발 이상 넣을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지만 그저 단순 개량만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탄두를 실현하려면 탄두 소형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북한은 KN-08 개량형을 공개하며 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신뢰가 안갑니다.
북한이 실제로 KN-08의 사거리를 연장하고 다탄두로 개량했을까요? 미사일 전문가인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미사일 상단과 3단 로켓의 설계를 2, 3년만에 바꿔 새로운 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탄두 소형화를 하려면 북한은 핵 실험을 1~2 차례 더 해야 합니다. 북한은 현재 상단에 핵탄두 하나 넣기도 버거운 기술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KN-08은 우리 남측을 겨냥하는 무기도 아닙니다. 미 대륙 타격을 위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신형 300mm 방사포 KN-09는 오롯이 대한민국을 파괴하기 위한 북한의 신병기입니다. 사거리는 기존 107mm, 122mm, 240mm 방사포의 2배가 넘는 200km에 달합니다.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오전 평양에는 비가 와서 북한은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신형 신포급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인 KN-11도 안 나왔고, 김일성 광장과 면한 대동강 변에 설치된 초대형 수상 무대와 대동강 하구에서 대기 중이던 각종 신형 함정들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KN-08 개량형과 KN-09의 등장만으로 북한 열병식은 충분한 무력 시위를 했습니다. 북한은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 실험 같은 쓸데없는 모험은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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