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첫 공개 北 신무기..강력한 KN-09, 수상한 KN-08

김태훈 기자 2015. 10. 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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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ICBM KN-08 개량형
 
어제(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미사일과 방사포의 행진이었습니다. 다양한 방사포와 미사일이 등장했는데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KN-08 개량형과 신형 300mm 방사포 KN-09이 단연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제 처음 공개된 북한의 신무기들입니다. KN-08은 사거리가 12,000km에 달해 미국이 껄끄러워하는 미사일이고 KN-09는 다연장로켓으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전력입니다.

KN-08 개량형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있었는데 보란 듯이 나타났습니다. KN-09은 그동안 툭하면 시험발사를 해서 실물이 궁금했었는데 어제 마침내 첫 선을 보였습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총평은 “KN-08은 아직은 걱정할 바 아니고, KN-09은 위력적”이라는 것입니다.

KN-08 개량형은 다탄두 즉 핵탄두 여러 발 장착할 수 있다는 듯 상단과 3단 로켓이 뭉툭해졌는데 북한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이 군과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KN-09은 여러 차례 시험발사에서 입증된 로켓으로, 실전 배치했음을 시위하는 자리였다는 평가입니다.
▲ 북한 ICBM KN-08 개량형
 
● “KN-08 개량형, 다탄두 탑재 멀었다!”

KN-08 개량형은 기존 KN-08보다 3단 로켓과 상단 부분이 두툼해졌습니다. 기존 KN-08의 경우 1, 2단 로켓은 직경이 같고, 3단 로켓은 갑자기 직경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KN-08 개량형은 1, 2, 3단 로켓의 직경이 똑같이 두껍습니다. 형태만으로는 3단 로켓의 추력이 강해져 사거리를 연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KN-08 개량형의 상단은 길이는 1~2m 짧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두꺼워졌습니다. 페어링 속에 탄두를 2발 이상 넣을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지만 그저 단순 개량만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탄두를 실현하려면 탄두 소형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북한은 KN-08 개량형을 공개하며 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신뢰가 안갑니다.

북한이 실제로 KN-08의 사거리를 연장하고 다탄두로 개량했을까요? 미사일 전문가인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미사일 상단과 3단 로켓의 설계를 2, 3년만에 바꿔 새로운 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탄두 소형화를 하려면 북한은 핵 실험을 1~2 차례 더 해야 합니다. 북한은 현재 상단에 핵탄두 하나 넣기도 버거운 기술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사일의 성능을 확보하려면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해봐야 하는데 KN-08은 시험 발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거리가 길어서 시험 발사를 할 수도 없습니다. 외양과 크기는 무시무시하지만 한동안은 시위용이라고만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 북한 신형 방사포 KN-09
 
● 드디어 베일 벗은 KN-09

사실 KN-08은 우리 남측을 겨냥하는 무기도 아닙니다. 미 대륙 타격을 위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신형 300mm 방사포 KN-09는 오롯이 대한민국을 파괴하기 위한 북한의 신병기입니다. 사거리는 기존 107mm, 122mm, 240mm 방사포의 2배가 넘는 200km에 달합니다.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군도 보유하고 있는 ‘강철 비’ 다연장로켓과 같은 방식이어서 로켓을 비처럼 쏟아 냅니다. 이스라엘의 로켓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이라도 요격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우리 군 다연장로켓이 선제 공격을 하든지 전투기들이 공대지 미사일로 타격해 무력화하지 않으면 우리 영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흉기입니다.
▲ 북한 KN-09가 모방한 중국 WS-01
 
숱한 시험발사 중에서도 지난 해 8월 14일 교황이 방한하는 날 실시한 시험 발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방사포입니다. 중국의 WS-1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S-1은 발사관이 4개인 4연장이고, 북한이 KN-09을 시험 발사했을 때도 발사관은 4개였던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어제 공개한 KN-09는 발사관이 8개입니다. WS-1 2기를 개조해서 제작한 듯합니다. 북한은 어제 열병식에서 KN-09 4연장은 이미 실전 배치했고, 8연장도 개발했다고 시위한 것입니다.

어제 오전 평양에는 비가 와서 북한은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신형 신포급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인 KN-11도 안 나왔고, 김일성 광장과 면한 대동강 변에 설치된 초대형 수상 무대와 대동강 하구에서 대기 중이던 각종 신형 함정들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KN-08 개량형과 KN-09의 등장만으로 북한 열병식은 충분한 무력 시위를 했습니다. 북한은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 실험 같은 쓸데없는 모험은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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