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일가족 5명 비극 왜?..검시법원, 1년 추적후 답 내놔

입력 2015. 10. 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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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심리 통해 원인 등 밝혀.."아빠 망상이 가족 살해 불러"

나흘간 심리 통해 원인 등 밝혀…"아빠 망상이 가족 살해 불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지난해 9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한 농가에서 40대 집주인 부부와 10살 이하의 어린 자녀 3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호주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바 있다.

아이들 엄마(41)는 정원에서, 10살 남자아이와 8살, 6살의 여자 아이는 각자의 침대에서 총에 맞은 채였고, 아이들 아빠인 제프 헌트(44)는 그 다음 날 집 부근 댐에서 발견됐다. 아이 아빠 옆에는 총기가 놓여 있었다.

아이 아빠는 주변으로부터 관대하고 인내심이 많다는 평을 들으며 상냥한 아빠, 헌신적인 남편으로 불리고 있었다.

이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의 원인을 제대로 짚기 위한 집중 심리가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넘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검시법원에서 열렸고, 호주 언론들은 나흘 내내 이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심리가 열리면서 그동안 큰 충격 속에 지낸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은 믿기 어려운 사건의 경위와 이면을 이해하게 됐다.

검시관인 마이클 반스는 9일 이번 사건이 '자기중심적 망상'에 빠진 아이 아빠 헌트가 아내와 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검시관 반스는 범죄심리학자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헌트의 애초 목적은 자살이었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자신에게 의존해 온 만큼 자기 없이 사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낫다는 그릇된 생각에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 엄마의 경우 사건 발생 2년 전의 큰 교통사고로 척추와 뇌에 손상을 입어 자유롭게 총기를 다룰 수는 없는 처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5명 모두는 단 한 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반스는 또 단언할 수는 없지만, 결혼과 가정생활의 스트레스가 아이 엄마의 교통사고로 악화, 가족의 미래에 대해 더욱 암울하게 생각하도록 한 게 이번 사건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헌트가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말 그대로 최악의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사건 1년이 지나 나흘간 진행된 이번 심리가 아물기 시작하는 주변 사람들의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반스는 이날 법정을 찾은 헌트 가족의 친지나 친구들 앞에서 "어린 사촌들도 어른이 될 것이고, 그들도 소중한 놀이 친구들에게 일어난 일을 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살극이 가족의 손에 자기 집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묻어두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반스는 이번 사건을 통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도 언급하면서 약 1년 동안 종합적으로 다뤄온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건을 종결지었다.

언론이 댐에서 발견된 헌트의 시신에 대해 보도하는 과정에서 그의 신원이 노출돼 가족 일부가 뉴스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언론의 권리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아이 엄마와 같은 뇌손상 환자들을 돕는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하다며 특별한 권고를 하지 않았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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