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하루 사이 '영웅'에서 '반칙'으로 추락 [프레지던츠컵]
[골프한국]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과 미국팀의 골프대항전인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에서 필 미켈슨(45)의 평가가 하루 사이에 극명하게 바뀌었다.
프레지던츠컵 최다 출전자 미켈슨은 9일 열린 대회 둘째 날 2라운드 포볼(2인1조로 각자의 공을 친 뒤 좋은 성적을 취하는 경기 방식)에서 잭 존슨(미국)과 짝을 이뤄 인터내셔널팀 '에이스 조' 제이슨 데이와 애덤 스콧(이상 호주)에 맞섰다.
전날 1라운드 포섬(2인1조로 공 한 개를 번갈아 치는 경기 방식)에서 화려한 벙커샷을 성공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친 끝에 미국팀에 승점 1점을 보탠 미켈슨은 이날도 2번홀(파4) 버디로 기선을 제압하는 등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미켈슨은 7번홀(파5)에서 티샷을 치면서 이날 쓰던 공과 다른 공을 사용했다. 이는 동일 제조사, 동일 모델의 공으로 경기를 끝까지 치러야 한다는 '원볼(one ball)' 규정을 어긴 것이다.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원볼' 규정을 적용한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고 해명했다. 7번홀에서 다른 볼을 쓴 것은 거리를 더 내려는 의도였다. 티샷을 한 뒤 두 번째 샷을 하기에 앞서 격려하러 나온 미국팀 제이 하스 단장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자, 하스 단장은 규정 위반이니 자진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현장에 있던 경기위원은 미켈슨에게 실격을 통보했다. 결국 미켈슨은 볼을 집어 들었고 미국팀은 잭 존슨 혼자 경기를 마무리했다. 존슨은 파를 적어냈고 인터내셔널팀 데이가 버디를 잡아내 미국팀은 1홀을 내줬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오심으로 밝혀졌다. 미켈슨에게 7번홀 경기를 계속하게 허용하고, 페널티(규칙 위반 행위에 대한 벌칙)는 나중에 부과해야 한다는 게 경기위원회의 공식 판정이다.
미켈슨의 '반칙'에 대해 경기위원회는 '1홀 패배 추가'라는 페널티를 부과했다.
미켈슨과 존슨은 데이-스콧을 1홀 차로 앞선 채 18번홀을 마쳤지만, 페널티로 부과된 1홀 패배 탓에 경기는 무승부로 처리됐다. 승점 1점을 딸 수 있었던 경기가 승점 0.5점씩 나눠가지게 됐다.
프레지던츠컵 1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1회 연속 출전한 유일한 선수인 베테랑답지 않은 어이없는 실수였다. 이로 인해 이틀 연속 펼친 신기의 벙커샷도 빛이 바랬다.
전날 13번홀(파4)에서 벙커샷으로 버디를 뽑아낸 미켈슨은 이날은 12번홀(파4)에서 페어웨이 벙커에서 138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에 꽂아넣는 샷 이글을 잡아냈다. 눈부신 활약으로 미국팀 '영웅'으로 떠오른 미켈슨은 사소한 착오에 따른 반칙으로 큰 대가를 치른 셈이다.
미켈슨은 "현장 경기위원의 잘못된 판정으로 7번홀 경기를 중단한 건 아쉽지만 내가 잘못한 건 분명하다"면서 "내일 포볼 경기에 출전한다면 꼭 볼을 확인하고 치겠다"고 말했다./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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