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룰 특위' 닻 못 올리고 샅바싸움만.. 왜?

김지은 2015. 10. 10.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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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공천전쟁

친박 이주영 위원장 인선안에

김무성 부담… 사실상 원점 재검토

국민 여론조사 비율 놓고도

"더 높여야" "현행대로" 맞서

당헌·당규 개정 기싸움 계속될 듯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 룰’을 논의할 새누리당 특별기구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최고위원들에게서 결정권을 위임 받은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의 3자회동에서 위원장 인선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해서다.

‘공천 룰 특위’ 위원장 인선부터 삐걱

9일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들에 따르면, 위원장으로 당초 김 대표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강창희(6선) 전 국회의장을, 서 최고위원과 원 원내대표는 친박 중진인 이주영(4선) 의원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전 의장이 위원장 직을 고사하는 바람에 8일 3자회동에서 이주영 카드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서 최고위원과 원 원내대표가 제시한 ‘이주영 안’을 두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 친박계ㆍ비박계 모두와 두루 소통이 되는 의원으로 평가 받지만, 올해 초 원내대표 경선 때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맞서 친박계 후보로 추대되다시피 한 전례가 있다. 김 대표는 친박계에 밀려 이주영 카드를 수용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껴 ‘제3의 인물’을 염두에 두고 사실상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날 늦게 서 최고위원과 원 원내대표에게도 “위원장 결정은 천천히 하자”는 뜻을 전했다.

어렵사리 위원장 인선이 되더라도, 특별기구가 순항하기에는 난관이 많다. 친박계 사이에선 김 대표가 들고 나온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물 건너 갔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별기구 출범 이후에도 친박계의 흔들기가 계속될 공산이 있다. 김 대표가 위원장 인선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이런 우려를 고려해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행 유지’ 원하는 친박계, 특위 ‘흔들기’ 가능성

당헌ㆍ당규 개정을 두고도 특별기구 내에서부터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애초 3자회동에서 현행 당헌ㆍ당규 대로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절반씩 반영하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대표가 최종적으로 비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원내대표가 “최대한 국민 참여 비율을 높여 좀더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를 가리는 방식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서 최고위원은 3자회동에서 ‘현행대로’를 고집했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의원도 이날 “당헌ㆍ당규 개정은 전국위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세력 있는 한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특별기구에서 단일안이든 복수안이든 당헌ㆍ당규 개정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아도, 친박계가 거세게 반대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8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열린 지도부 ‘3자회동’에선 구체적인 공천 룰과 관련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10ㆍ28 광역 및 기초의원 재ㆍ보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특정지역의 공천 신청자 6명 중 1ㆍ2위 간 여론조사 격차가 0.1%포인트 이내인 경우가 있어, 결선투표로 공천자를 가린 일이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결선투표에서 2위 후보가 1위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른 일을 근거로 총선에서도 결선투표를 도입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천 룰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특별기구에서 거론하는 게 맞다”며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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