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푸틴 지켜보기' 전략..시리아 긴장고조 경계
미 관리들 '러시아, 시리아에 발목 잡혀 결국 후회' 예견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테러 격퇴를 명분으로 연일 공격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정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말을 토대로 "미국은 군사적 긴장 고조를 경계해 러시아의 공세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 참모들의 주장으로는 현 단계에서 미국이 단기적으로 시리아 상황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오바마 대통령을 보좌했던 마이클 맥폴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재로서는 해볼 수 있는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에서 비롯됐다고 NYT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긴장 고조을 감수하고서라도 러시아에 직접 대항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을 강화하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길이라는 시각이라고 한다.
미국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반대해 러시아의 타격 대상이 된 반군들에게조차 방어용 무기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에 눈을 주지 않고 오로지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집중하는 전략인 셈이다.
대테러전에서도 미 국방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와의 우발적 충돌이다.
미군과 러시아군이 시리아 상공에서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데 최우선 순위가 두어져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으로서는 현재 러시아를 제어할 묘안이 거의 부재하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제동을 걸거나, 러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 비용을 높여 군사 공격을 중단시킬수 있다는 기대를 미 관리들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참모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육해공 파상공세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밑바닥에는 미국이 지난 4년 반 동안 계속된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지 못했는데, 러시아라고 다를 게 있겠느냐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설령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주도권을 쥐더라도, 러시아는 결국 시리아의 복잡한 '부족간 권력투쟁'에 발목을 잡혔고, 결국 후회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러시아의 중동 군사개입은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 26년 만이다.
러시아는 1979년 구소련 시절 아프간 침공했다가 공산권 붕괴를 자초하고 이슬람 세력 결집을 초래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가 당시 아프간에서 그랬듯, 시리아에서도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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