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고약해요 .. 가을 불청객 은행 퇴치 작전

장혁진.김나한 2015. 10. 10.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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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동반 446명 투입열매 미리 털어 민원 줄이기 나서11만 그루 중 10%가 악취 암나무그루당 200만원 들여 수나무로 교체주워가면 절도죄 .. 처벌 사례 없어

“피해서 다니기도 어렵고…참 난감하네요.” 9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윤건용(53)씨는 길가에 떨어진 은행 열매들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신발 밑창엔 은행 열매에서 나온 노란 진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길가 주변에선 은행 열매가 썩으면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윤씨는 “은행 열매 때문에 아파트단지에 주차해둔 자동차에 흠집이 생길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가을의 전령일까. 도심의 애물단지일까. 은행 열매에 대한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서울시가 ‘은행 열매 퇴치 작전’에 들어갔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총 446명의 인력을 투입해 고소(高所) 작업차, 엔진 진동 수확기 등을 갖춘 ‘채취 기동반’을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다산콜센터(120)와 각 구청 공원녹지과로 신고하면 접수 후 24시간 내에 처리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은행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를 격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버스 정류장·건널목 주변 등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의 암나무를 근처 녹지대로 옮겨 심거나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11만4000여 그루에 달하는 서울 시내 은행나무 중 암나무는 10%가량. 수나무로의 교체에 그루당 200만~300만원 정도가 든다. 은행 열매에서 나오는 악취는 천적을 막기 위한 ‘자연의 본능’이다. 은행 열매는 우리가 흔히 볶아먹거나 약재로 쓰는 종자와 그 종자를 둘러싼 2㎝가량의 외피로 구성된다. 열매가 땅에 떨어진 뒤 외피 부분이 부패하면서 내뿜는 독성 물질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 냄새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생태학적으로 보면 영양이 풍부한 열매가 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길에 떨어진 은행 열매를 그냥 가져가도 될까. 법제처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로수에서 떨어진 은행을 주워 가져가면 절도죄나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처벌받게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열매 소유권이 은행나무를 관리하는 지자체에 귀속되므로 이를 함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은 “발로 차거나 도구를 이용해 은행나무를 훼손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단순히 길에 떨어진 열매를 가져갔다고 처벌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열매를 두고 한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자동차 배기가스로 도심 속 은행 열매에 중금속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지역 은행 열매를 검사한 결과 1㎏에 평균 중금속 검출량이 납(0.004㎎)·카드뮴(0.002㎎)·비소(0.002㎎) 등 극소량에 불과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은행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수준이다. 은행 열매를 차로 마시면 기침·가래를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기동반이 수거한 은행 열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거나 경로당·복지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구청 공무원들이 장비를 이용해 열매를 떨어뜨리면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마음껏 주워갈 수 있다. 자치구별로 진행되는 열매 줍기 프로그램의 일정과 장소는 시 조경과(02-2133-2122)로 문의하면 된다.장혁진·김나한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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