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으로] 보이치키·메이어·샌드버그 .. '여성 CEO 사관학교' 구글

하현옥 2015. 10. 1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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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이끄는 여걸들

구글은 세계의 문화를 변화시켰다. 검색 엔진으로 출발해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해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꿨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와 구글맵, G메일, 유튜브 등 구글의 혁신은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이 혁신은 또 다른 세계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다.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지형도도 뒤흔들고 있어서다. IT업계를 이끄는 걸출한 여걸의 상당수는 구글 출신이다. ‘구글=여성 CEO 사관학교’라는 등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걸 ‘구글 효과(Google Effect)’라고 부른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2015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을 선정하면서 구글에 주목했다. 영향력 있는 여성 50위에 이름을 올린 구글 관련 인물은 2명이다. ‘구글의 어머니’로 불리는 수전 보이치키(47) 유튜브 CEO(19위)와 모건스탠리에서 일하다 올해 구글호에 승선한 루스 포랫(57)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26위)다. 포춘의 명단에 오른 구글 출신 여성의 숫자가 많은 건 아니지만 명단 밖의 인물들을 보면 구글의 힘을 느낄 수 있다. IT업계의 ‘센 언니’ 리스트에서 ‘엑스 구글러(Ex-Googler·전 구글 임직원)’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머리사 메이어(40) 야후 CEO와 셰릴 샌드버그(46)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CO), 메건 스미스(51) 백악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구글 출신이다.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의 대외홍보총괄 부사장인 레이철 웻스톤,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사이트 ‘핀터레스트’의 재무담당 헤드인 내털리 페어,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 ‘태스크래빗’의 CCO 스테이시 브라운 필포트도 구글을 떠나 실리콘밸리에 속속 둥지를 틀고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다. 포춘은 “빵빵한 ‘구글 동창회(Google Alumni)’는 실리콘 밸리의 파워그룹인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에 버금갈 정도”라고 보도했다. 둘의 차이는 페이팔 마피아가 남성 위주라면 구글 동창회는 여성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팔 마피아’는 2003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판 뒤 받은 자금(15억 달러)으로 IT기업을 세우거나 벤처업체에 투자한 페이팔 출신을 일컫는다. 기업용 인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링크트인’을 세운 리드 오프먼 등이 페이팔 마피아다. 성 다양성 측면에서 따지면 구글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임직원 5만7000명 중 여성 비중은 30% 정도다. 이베이나 페이스북에 못 미친다. 포춘은 그럼에도 “여성 리더를 길러내는 데 있어 구글만 한 업체는 없다”고 보도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 당시부터 양성 균형이 잡힌 근무환경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포춘의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조사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구글의 가족친화적 경영은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다. 출산휴가가 무급인 미국에서 구글은 유급 육아휴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출산 직후 세탁이나 청소 대행을 위한 보너스도 지급한다. 그 덕에 여성친화적 기업을 평가하는 ‘인허사이트닷컴’에서 구글은 최상위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허사이트닷컴 평가 결과 구글은 자기 개발(4.1점)과 커리어 기회(3.6점), 가족 지원(4.5점) 등의 항목에서 대기업 중에서는 인텔과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이러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텔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던 보이치키는 1998년 미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이던 페이지와 브린에게 자신의 집 차고를 빌려줬다. 구글은 거기에서 태어났다. 보이치키는 99년 4월 구글의 16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구글의 핵심과 광고 사업에서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가족 친화적인 경영이 자리 잡는 분위기를 주도했다. 네 아이의 엄마인 보이치키는 지난해 12월 다섯 번째 아이를 낳고 14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썼다. 남성에 편중된 공학 분야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래의 구글러를 양성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여름방학 때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ID테크캠프’에 여학생을 위한 ‘알렉사 카페’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무엇보다 구글 출신 여성 인력이 주목받는 것은 이들이 구글의 성장을 견인한 주요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구글 이미지와 구글 북스, 구글 비디오 등 핵심 제품의 초기 개발은 보이치키 유튜브 CEO의 손을 거쳤다. 구글의 유튜브 인수도 보이치키의 강력한 주장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야후 CEO로 옮긴 메이어는 구글의 첫 여성 엔지니어로 ‘Google’이라는 글자와 검색창만으로 구성된 시작 화면을 만든 주역이다. 이후 구글의 위치 서비스와 지역 서비스를 책임졌다. 백악관 첫 CFO란 타이틀을 거머쥔 스미스는 구글의 비밀 연구소인 구글X팀을 이끌며 구글에서 신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구글 어스와 맵스, 피카사(Picasa) 등의 인수를 주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첨단 기업의 인력 빼가기 경쟁이 격화되면서 다방면의 전문 인력을 갖춘 구글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능력 있는 여성 인재의 이탈은 구글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구글의 기업문화는 다르다. 오히려 구글의 영역을 확대하는 새로운 도전으로 여긴다. 구글에서 부사장을 하다 2년 전 온라인 결제 서비스업체 ‘스퀘터’의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옮긴 프랑수아즈 브라우어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언제나 세상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길 원한다. 이런 맥락에서 구글 구성원들은 여성 인력의 이직을 영향력을 넓혀 가는 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S BOX] IT 파워 인맥 ‘페이팔 마피아’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인맥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다. 2003년 전자상거래 프로그램인 ‘페이팔’을 이베이에 15억 달러에 판 뒤 이 자금으로 벤처기업을 세운 창업자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에인절투자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를 만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유튜브 설립자인 스티브 천, 미국 최대 지역 리뷰사이트인 옐프(Yelp)를 창업한 제러미 스토플먼 등이 페이팔 마피아 멤버다. ‘페이스북 마피아(Facebook Mafia)’도 있다.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2011년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시나’를 창업했다.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애덤 랜젤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쿼라’를 만들었다. 또 다른 창업 멤버인 매트 콜러는 밴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해 페이스북 마피아가 창업한 기업에 종잣돈을 대고 있다. ‘엑스구글러(Ex-Googler)’도 눈에 띄는 인맥이다. 이들은 ‘구글 동문회(Google Alumni)’ 사이트를 통해 서로 근황을 교환하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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