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노벨문학상 알렉시예비치 우크라 규탄에 '떨떠름'(종합)

2015. 10. 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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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통령, "축하 안했다" 지적에 지각 축하 인사

벨라루스 대통령, "축하 안했다" 지적에 지각 축하 인사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규탄에 당혹스러워하며 정보가 부족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수상을 축하하지 않았다"는 알렉시예비치의 지적에 뒤늦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알렉시예비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 나서 외신들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녀는 "선량하고, 인간적인 러시아를 사랑하지만, 스탈린은 물론 (비밀경찰 조직의 수장이었던) 베리야, (현 러시아 국방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작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분리해 병합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권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이자 점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반러시아 성향의 시위 도중 숨진 우크라이나인들의 사진을 보고 울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에 이어 우크라 동부에서 정부군과 교전하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러시아는 알렉시예비치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고 "그녀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먼저 그녀의 수상을 축하한 다음 "그녀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해 줄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고 밝혔다.

앤드류 카우프만 버지니아대학교 교수는 "알렉시예비치의 메시지는 푸틴 대통령의 정책과 매우 많은 부분에서 충돌한다"면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처럼 역사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소통하는 게 그녀의 목표며, 이는 정치를 뛰어넘는 강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자신의 조국인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분명하게 내보였다.

그녀는 벨라루스에서 21년간 장기집권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출마한 이번 달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루카셴코가 당선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수상자 발표 후 스웨덴 일간 스벤스카다그블라뎃(SvD)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제 내 목소리가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적어도 권력이 나를 쉽게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며 그들은 내 목소리를 들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벨라루스에는 루카셴코의 장기집권에 지치고 아무것에도 믿음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들에게도 내 수상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벨라루스 정부는 마치 내가 우리나라에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알렉시예비치의 성공이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이번 상이 벨라루스와 국민을 위한 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렉시예비치에게 "건강과 행복을 빈다"면서 "벨라루스 국민을 위한 새로운 작품을 써달라"고 말했다.

반(反) 체제 성향이 짙은 그녀의 작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두 19개국에서 번역 출간됐지만, 정작 벨라루스에서는 검열에 걸려 출간되지 못했다.

알렉시예비치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통치에 대해 비판하다 탄압을 받아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2012년에야 귀국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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