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차기총통 유력 대만 야당당수 접촉설..中 반발가능성
점심시간에 같은 호텔 방문…양측, 회동설 부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차기 총통 당선이 유력한 대만 야당 당수를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대만 제1야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대선 후보 차이잉원(蔡英文·여) 주석과 아베 총리가 8일 점심 시간대에 같은 호텔에 체류했다.
아베 총리는 8일 정오를 막 지나 도쿄 총리관저 인근의 호텔 2층에 들어갔으며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중의원, 무라오카 쓰구마사(村岡嗣政) 야마구치(山口)현 지사 등과 함께 식사를 했다.
아베 총리는 호텔에서 1시간 20분가량 머물다 총리관저로 돌아갔다.
차이 주석은 같은 호텔 1층에서 일본에서 대만과의 창구 기능을 하는 기관인 '교류협회' 간부 등과 식사를 했다.
양측이 같은 호텔에 비슷한 시간대에 머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접촉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을 일본 언론이 내놓고 있다.
중국은 '유연한 대만독립'을 표방해 온 차이 주석의 일본 방문 자체에 반대해 왔으며 그가 아베 총리와 만났다면 이는 중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관해 기시 의원 및 아베 총리와의 식사에 동석한 인물이나 차이 주석은 양측이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진당과 동행한 소식통은 '호텔에는 외부에 포착되지 않고 방 사이를 왕래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말하는 등 회담을 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야당 시절에 대만을 방문했을 때 차이 주석과 회담을 하기도 하는 등 양측은 상당한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이번에 만났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내년 1월 선거에서 차이 주석의 총통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양측이 미리 일본과 대만 사이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올해 7월 일본은 방문한 리덩후이(92·李登輝) 전 대만 총통과 회담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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