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집단의 '언어장벽'..일반인은 이해 못 해

노은지 입력 2015. 10.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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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높은 교육열과 과학적인 한글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낮다는 건 널리 알려진 상식입니다.

하지만 글을 읽어도 이해 못 하는 사람의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박수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OECD가 10여 년 전 내놓은 조사 결과입니다.

약 포장지에 적힌 설명서가 무슨 뜻인지 모를 만큼 문자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인 '문해력'이 낮은 사람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38%.

회원국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전문가 집단이 이른바 '그들만의 언어'를 즐겨 쓰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법전에 나오는 '폐색, 포태, 몽리자'와 같은 어려운 한자어를 '막힌, 임신, 이용자' 같은 쉬운 말로 바꾸도록 민법을 개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한섭 / 법제처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위원> "옛날에 한자를 쓰니까 한자 하는 사람들은 짐작이라도 했는데 법조문이 한글화되니까 한글로 쓰면 무슨 말인지 모르죠. 법이라는 게 보통 사람에게 가까워야 하는데 가까워질 수가 없는 거예요"

언론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이호재 / 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저희가 한자어로 된 법률용어를 많이 섞어 이야기하거나 의사선생님들이 라틴 어에 기초한 의학용어로 이야기하듯이 기자분들은 일본어를 많이 섞어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수습기자들이 경찰서를 돌며 취재한다는 뜻의 '사쓰마와리', 기사의 전체 틀을 의미하는 '와꾸, 야마'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같은 그들만의 언어는 신뢰를 높이는 긍정적 의미보다는 다른 집단과의 이질감을 형성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광복절과 한글날이 다가올 때마다 높아지는 '우리말 바로 쓰기'에 대한 반성.

문맹률 제로 시대를 비추는 씁쓸한 자화상입니다.

연합뉴스TV 박수윤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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