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서의 스윙맨]'환희, 좌절, 눈물..'코리안 빅리거의 PS 도전기

이상서 2015. 10.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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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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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시즌 통산 성적, 11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19. 다소 초라해 보이는 이 숫자의 주인공이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우승 반지 보유자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도 두 개씩이나. 현재 KIA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이다. 지금껏 수십 명의 한국 선수가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성공한 이는 극소수다. 이런 상황에서 그것을 넘어 꿈의 무대인 포스트시즌에 선 이들이 있으니, 이름하여 코리안 빅리거의 가을 야구 도전기. 오늘(9일) 생애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추신수 이전에 역사를 써내려 갔던 개척자들을 알아 봤다.

★최초의 챔피언-김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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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의 방울뱀. 잠수함 투수로서는 드물게 150km가 넘는 직구를 뿌리는 김병현의 당시 별명이었다. 김병현은 1999년 20살에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3년차인 2001년엔 마무리 투수로 낙점되며 19 세이브, 평균자책점 2.94란 성적을 거둔다.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역시 완벽한 활약을 펼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맞붙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해 6.1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3세이브를 거둔 것. 애리조나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은 김병현이 뒤를 받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1년 10월, 한국 언론은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178cm의 작은 선수에게 집중됐다. 이전에 보여줬던 활약에 버금가는 피칭을 펼칠 거라 믿으며. 그러나 김병현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시리즈 4~5차전에 연달아 마무리로 등판했지만 모두 점수를 내주며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에서 3.1이닝을 막아내는 동안 홈런 세 방을 맞는 등 5실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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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경험은 김병현을 성장시켰다. 혼자 있기 좋아하는 그에게 팀동료들은 아낌없이 애정을 퍼줬다. 브렌리 당시 애리조나 감독은 BK는 우리팀의 마무리다. 다시 그런 상황이 또 돌아온다면 그 몫은 BK의 것이다. 그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마크 그레이스는 마운드에 주저 앉은 그를 일으켜 세워줬다. 팬들은 “우리는 괜찮아, BK(We'll Be OK,Kim)”라며 성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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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이제까지 야구를 혼자 해왔다. 내가 투수였기 때문에 더 심했다. 나만 잘하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를 통해 나와 동료들이 가족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겨도 '우리'가 이기는 것이고, 져도 '우리'가 지는 것이다"며 단체운동의 미학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 김병현은 이듬 해인 2002년 3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다.

김병현과 월드시리즈의 인연은 3년 후에도 계속 됐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 된 2004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 야구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성적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맞붙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등판해 0.2이닝동안 1실점으로 틀어막은 게 전부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이 세인트루이스를 꺾으며 김병현은 우승 반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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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기쁨-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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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이 데뷔 5년 만에 우승 반지 2개를 끼는 것을 보며 ‘월드시리즈가 쉽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내하고 견디며 무려 빅리그 16년차가 되어서야 비로소 꿈의 무대에 등판한 선수가 있다. 바로 박찬호다. 원조 코리안특급은 1994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16년 만인 2009년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소속팀은 돌고 돌아 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그러나 뼈아픈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팀도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찬호는 2009년 10월 30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7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등판한 박찬호는 첫 타자인 호르헤 포사다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 맞으며 1실점 한다. 최종 성적은 0.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실점은 이전 투수였던 마르티네스의 것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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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6차전에도 나선 박찬호는 한층 나은 성적을 거뒀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호투 했다. 특히 데릭지터-제리 헤이스턴 주니어로 이어지는 양키스의 중심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박찬호의 월드시리즈 기록은 4경기 등판 3.1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그토록 기다렸던 챔피언 반지는 끼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박찬호의 야구 인생 동안 유일한 결승전 경험을 했던 한 해였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필라델피아는 내년에도 월드시리즈에 나갈 수 있는팀”이라며 “계속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0년 협상이 어긋나며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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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국인 승리 투수-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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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KBO리그에서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는 한국인 최초로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거뒀다. 직전의 디비전 시리즈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피칭이었다. 류현진의 활약은 이듬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시 만나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호투했으나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커쇼와 그레인키의 강력한 원투 펀치를 앞세운 LA 다저스는 올해도 역시 가을 야구에 초대 받았다. 그래도 류현진이 없는 다저스의 가을은 어찌 썰렁하기만 하다. 내년 이맘때, 우리는 다시 류현진의 힘찬 투구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최초의 한국인 타자-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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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최초로 포스트 시즌 선발 엔트리에 올린 선수다. 2004년에 이미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최희섭이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1루 땅볼로 물러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가을 야구의 맛을 본 것이 추신수라 할 수 있겠다.

추신수에겐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다. 첫 포스트시즌 출전, 포스트시즌 첫 안타, 포스트시즌 첫 홈런, 첫 타점, 첫 득점…

2013년 신시네티 레즈 시절 당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전에 출전한 추신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경기에 출전한 17명의 신시네티 타자 중 추신수는 단연 돋보였다. 팀의 기록한 2득점 모두를 홀로 올렸으며, 이날의 유일한 홈런포를 때려내기도 했다. 팀은 패했지만 추신수는 승리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FA 대박 계약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추신수는 초반 부진을 딛고 가을에 들어서 무시무시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9월 타율 0.410을 기록하며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상대할 팀은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두 번째 가을 야구를 맞이한 추신수는 어떤 드라마를 쓸까.

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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