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과 윤석민, 지금 쉬어야 하는 이유

2015. 10. 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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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에 양현종(27)과 윤석민(29,이상 KIA)의 이름은 없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좌완, 우완 투수인 두 사람이 국가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고 지금 쉬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0월 5일. KIA 타이거즈는 시즌 마지막 삼성전을 앞두고 윤석민과 양현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어차피 단 2경기만 남아있는 상황이고 팀의 5강 진출도 좌절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게 없는 수순으로 보였다.

양현종의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것은 지난 여름. 7월초부터 한차례 로테이션이 미뤄지더니 7월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후반기 정상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조금씩 어깨가 걸렸다. 8월말 수원 kt전에서 타구에 손목을 맞은 후 로테이션을 거르기도 했다. 중요한 SK전을 두차례 모두 양현종의 선발 등판으로 잡아내면서 기둥 투수로서의 역할은 해냈지만, 여전히 어깨 상태는 좋지 않았다.

윤석민은 10월 5일 이전까지 단 한번도 엔트리 이탈이 없었다.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 '강제 휴업'하는 기간은 있었어도 부상으로 인한 말소는 없었다. 하지만 5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때, 윤석민도 상태가 나빴다. 시즌 후반 2이닝, 3이닝 세이브 등판 기회가 잦아지면서 누적된 피로가 통증으로 이어졌다.

◆양현종의 회전근

양현종을 쭉 괴롭히는 부분은 왼쪽 어깨 회전근 부위다. 사실 양현종이나 윤석민 모두 20년 가까이 야구를 해온 선수들이다. '슈퍼맨'이 아닌 이상, 인간의 어깨는 소모품일 수 밖에 없다. 쓰면 쓸 수록 닳아진다.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다만, 자신이 가진 직업병을 어떤 방법으로 관리해 유지하느냐가 롱런을 가른다.

양현종 같은 경우 타고난 체구가 크지 않은데 강속구형 투수였다는 사실이 회전근 통증을 불러왔다. KIA 장세홍 트레이너는 "신체 사이즈가 작은데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일 수록 부상이 올 가능성이 커진다. 덩치가 큰 사람에 비해 몸을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현종이도 몸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깨나 팔꿈치에 스트레스가 간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시즌 동안 몸 상태를 잘 관리해야 한 시즌을 무사히 날 수 있다. 장세홍 트레이너는 "현종이 같은 경우 시즌을 마치고 3~4개월 정도는 푹 쉬면서 재활을 하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4~5년 전부터 매년 반복해온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비시즌 관리를 잘한다면 다음 시즌을 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양현종은 올 시즌 평균 구속이 140대 중반을 채 넘지 못했다. 150에 육박하는 불같은 강속구가 사라지면서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올 시즌 양현종의 컨디션이 전반기 이후부터 급격히 난조를 보인 이유는 준비 과정에 있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하고, 신경쓸 부분이 많다보니 제대로 쉬어주지 못했고 이것이 스프링캠프와 시즌 후반기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윤석민의 어깨 연골

윤석민은 "프로에서 10년 가까이 공을 던진 투수 중에 아픈 곳 전혀 없는 선수는 없다. 오히려 지난 2년보다 어깨 상태도, 컨디션도 올 시즌이 가장 좋다"고 이야기 했었다. 

윤석민도 투수로서의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장세홍 트레이너는 "석민이의 경우 회전근은 튼튼하다. 다만 뒷쪽 연골이 좋지 않은 편이다. 어깨에 있는 뼈가 뒤쪽에 있는 관절막이나 근육을 치다보니,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히듯이 비슷한 통증이 오는 것"이라고 상태를 설명했다. 

윤석민이 시즌 마지막에 30개 이상, 50개에 육박하는 투구수를 기록하며 긴 이닝을 막아냈지만, 사이사이 2~3일 정도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아주 큰 무리라고는 볼 수 없다. 또 KIA 역시 매 등판때마다 윤석민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폈고, 무엇보다 본인 의사가 크게 반영됐다. 

마이너리그 소속이었던 지난해 윤석민은 어깨 통증으로 두차례 정도 엔트리에서 빠져있었다. 한국 복귀 이후 올 시즌을 큰 부상 없이 보냈으나 누적된 피로가 부상을 불러왔다. 

◆혜택 없는 대표팀이라 피한다?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윤석민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에서 각각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두사람 뿐만 아니라 어느 선수들에게도 귀한 일이다. 선수 생활을 공백 없이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윤석민은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WBC까지 이후에도 국가대표에 발탁되면 늘 참가했다.

두사람 모두 대표팀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윤석민은 해외 진출 계기가 됐던 국가대표 마크에 자부심이 있고, 양현종 역시 최근 대표팀 관련 질문에 "대표팀에 가면 배우는게 정말 많다. 보통의 소속팀과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자신의 팀과 리그를 대표해 모인 선수들인만큼 야구를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드러냈었다.

그러나 몸 상태 때문에 이번만큼은 태극마크를 반려하게 됐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두사람 모두 현재 상태로는 프리미어12에 출전하면 다음 시즌 준비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본인들이 왜 안가고 싶겠나. 나 역시 국가가 부르면 당연히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 상태가 되야 대표팀 경기에 나가는게 의미가 있다. 지금 상태로는 대표팀에게도 좋은 선택이 아닐 것 같다"고 했다.

만약 프리미어12 대회가 시즌이 갓 끝난 11월이 아닌, 개막을 앞둔 3월이나 4월이었다면 양현종과 윤석민도 휴식 후 몸을 다시 만들어 정상적인 참가가 가능했을 확률이 높다. 

NYR@xportsnw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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