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강국' 만든다더니..中에 팔린 1위 임상대행업체

안정준 기자 2015. 10. 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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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약사,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98.14% 인수..'글로벌 5대 임상강국' 무색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中 제약사,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98.14% 인수…'글로벌 5대 임상강국' 무색]

국내 1위 CRO(임상시험대행기관) 업체 '드림씨아이에스'가 중국 제약사에 팔렸다. 규모의 한계 탓에 글로벌 임상 시장 진출을 위한 동력을 확보치 못해서라는 평가다. 글로벌 5대 임상시험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무색해졌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약사 항저우타이거는 최근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98.14%를 322억원에 인수했다.

항저우타이거는 지난 6월 국내 IT·패션업체 리노스가 보유한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7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실사를 거쳐 지분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드림씨아이에스 최원정 대표가 보유한 지분 전량인 28.14%까지 인수해 항저우타이거는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대부분인 98.14%를 보유하게 됐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출신의 최 대표는 2000년 드림씨아이에스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제약사 신약개발에 참여해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국내 1위 CRO 전문사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CJ와 한국노바티스 등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임상시험을 대행하며 연 매출 200억원 안팎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지만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본격적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에는 규모의 한계가 있었다. 한 CRO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 1위 회사조차 자본과 인력 모두 세계 시장을 노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추가 성장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자본에 매각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대주주였던 최 대표가 리노스에 지분 70%를 넘기고 전문경영인이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였다. 당시 최 대표는 지분 매각과 관련,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글로벌 CRO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타이거는 일단 드림씨아이에스의 자율경영을 보장했다. 항저우타이거는 드림씨아이에스 회사명과 현재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CRO산업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2020년 세계 5대 임상시험 강국 도약을 위해 CRO 업계 지원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에 CRO 대형화를 위한 인수합병과 해외진출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73조5000억원 수준인 글로벌 임상시험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연평균 2.4%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내 한 CRO업체 관계자는 "30개 가량의 업체가 난립한 국내 CRO 시장 규모는 2500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업계 지원 계획이 조속히 추진되지 못하면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업체가 또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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