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서류·면접 불합격, 이유 있었네

김기홍 기자 2015. 10. 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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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大그룹 채용 담당자가 알려주는 '바늘구멍 취업문 뚫기'] 다른 스펙 안보지만 학점은 꼭 봐.. 면접대기장 이상 행동 합격 취소, 몰라도 아는 척? 솔직한 게 최고

이달 9일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대기업의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인적성 검사가 시작된다. 10대 그룹의 입사 경쟁률은 보통 50대1을 넘고 채용 인원이 적은 대기업은 300대1에 육박한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2차 인적성 검사에 응시하는 인원은 최종 합격자의 10배수 안팎. 인적성 검사를 통과하고 마지막 면접까지 치르는 인원은 3~5배수 정도다.

이처럼 합격자보다 낙방자가 많은 구조에서 탈락자는 왜 어떤 이유로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떨어질까? 본지가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 채용 담당자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 '정직'과 '성실' 같은 기본기(基本技)가 관건으로 확인됐다.

◇기업명 오기(誤記)·지각=탈락

이들이 '탈락 0순위'로 꼽은 이는 자기소개서에 지원 회사의 이름을 잘못 적거나 비속어(卑俗語)를 쓰는 경우다. GS칼텍스(Caltex)라고 적어야 할 것을 'GX칼텍스' 'GS Kaltex'라고 적는 식이다. 김성애 GS칼텍스 과장은 "마감 시간에 임박해 다른 회사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그대로 복사해 제출하다 보니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지원자가 제법 많다"고 말했다. 손우람 롯데그룹 책임은 "다른 그룹의 슬로건인 '고객이 행복할 때까지 OK'라는 문구를 쓴 지원자, 이미 철수한 사업 부문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쓴 지원자는 무조건 탈락시킨다"고 했다.

면접 때 기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지원자도 불합격이다. 정형섭 한화케미칼 부장은 "시간과 약속 준수는 비즈니스의 기본인데 면접에 지각하는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석기 LG화학 부장은 "머리는 산발한 채 면도도 안 하고 오거나 청바지에 발목 양말을 신고 오는 지원자를 어느 면접관이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면접장에 부모와 함께 오는 지원자도 낮은 평가를 받는다. 박성은 포스코 채용팀장은 "면접 때 부모가 따라오는 지원자에 대해 감점을 주거나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요주의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한화·롯데그룹 등은 면접 진행 요원이 대기장에서 다른 지원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지원자를 따로 보고해 합격을 취소시킨다.

◇'탈(脫)스펙'에도 '학점'은 예외

최근 입사 지원서에서부터 '스펙'란을 삭제한 기업이 늘고 있지만, 10대 그룹 대다수는 "다른 스펙은 안 봐도 학점(學點)은 반드시 본다"고 대답했다. 출신 학교와 무관하게 전공과 학점이 직무 역량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데 중요 요소라는 것이다. 기업 활동이 글로벌화하는 상황에서 상당수 그룹은 일정 기준을 넘는 영어 성적도 꼼꼼히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홍수 현대중공업 부장은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외국어 성적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학점은 학창 생활의 성실성과 기본 직무 역량을 보여주는 정확한 척도(尺度)"라고 말했다.

사설 학원의 조언에 의존하는 정형화된 패턴도 불리하다. 정경철 대한항공 인사관리팀장은 "승무원 면접 때 공식에 맞춰서 면접관을 바라보는 시간까지 맞추는 지원자가 있는데 자연스럽지 못해 오히려 평가에 손해를 본다"고 했다.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채용 담당자들은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측면으로 '정직성'과 '진정성'을 꼽았다. 정형섭 한화케미칼 부장은 "면접 때 자기소개를 하겠다며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지원자가 있는데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며 "잘 모르는 질문에는 솔직히 모르겠다고 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거짓말은 최악이다. 손우람 롯데그룹 책임은 "면접 때 질문을 몇 번 던져보면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이 과장이나 거짓말인지 대부분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입사 의지(意志)를 적극 알리는 자세는 합격의 지름길이다. 조홍수 현대중공업 부장은 "회사 사업 분야에 대해 짧은 시간이라도 공부하고 오면 훨씬 유리하다"며 "자신이 해당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을 자료로 만들어 제출한 지원자에게 CEO가 합격 결정을 직접 내린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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