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앞 무릎 굽히는 충성선서 거부한 노동당수

김세훈 기자 2015. 10. 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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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반대'하는 제러미 코빈

왕실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인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신임 당수(66·사진)가 영국 여왕 앞에서 무릎을 굽히고 하는 충성선서를 거부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코빈은 개인 선약을 이유로 8일(현지시간) 열리는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이날 밝혔다. 추밀원은 영국 왕조의 오랜 정치자문기관이다. 14세기 말 국왕의 자문기관으로 발족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코빈이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여왕 앞에서 선서를 거부하는 첫 번째 야당 당수가 된다. “열렬한 공화주의자인 코빈이 여왕의 충성스러운 신하임을 서약할 수 있겠느냐”며 영국 언론이 최근까지 제기한 의문이 현실이 된 셈이다.

가디언은 “여왕 앞에서 선서하지 않고도 추밀원에 가입하는 것은 종종 있었지만 정당 대표가 선서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한 추밀원 위원은 텔레그래프에 “여왕을 무시한 것으로 성인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코빈은 행사 불참에 대해 여왕에게 서면으로 사과했다”며 “여왕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코빈은 지난달 2차 세계대전 기념행사에서 영국 국가 제창을 거부해 보수층으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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