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소비자보다 독일 본사 눈치 보기만 급급

류형열 선임기자 2015. 10. 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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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리콜 관련 "고려" 논란시기·방법도 구체적 언급 없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대한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 소비자보다는 본사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8일 일간지를 통해 토마스 쿨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쿨 사장은 “고객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본사 및 한국 정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리콜 등을 고려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아우디도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문제는 대응 방안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독일 본사나 미국 지사에 비해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리콜 등을) 고려한’이라는 표현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법률 검토를 거쳐 이 단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독일 본사가 배출가스 조작을 인정했고, 내년 1월부터 조작 차량에 대한 리콜에 들어간다는 일정까지 밝힌 마당에 폭스바겐코리아가 ‘(리콜 등을) 고려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책임을 에두르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피해자 소송 법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지금은 리콜을 제대로 실시할 때이지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며 “(리콜 등을) ‘고려한’이라는 표현 대신 ‘포함한’이라는 단어를 썼어야 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독일은 마티아스 뮐러 회장이 나서 리콜 일정과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미하엘 호른 폭스바겐 미국 지사장은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2016년형 제타, 골프, 파사트, 비틀 등 신차들의 환경보호청(EPA) 배기가스 테스트 신청 및 시판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폭스바겐코리아는 리콜 시기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재 판매 중인 모든 차량은 이번 이슈에 해당 사항이 없다”거나 “배출가스 조작 의심 차량도 주행상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가 된 과거 차량의 리콜보다는 현재 차량 판매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눈치를 보다보니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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