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쿠웨이트 원정, 황의조가 기대되는 이유

심재철 2015. 10. 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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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G조 4차전 예상] 손흥민, 이청용의 빈 자리는 누가?

[오마이뉴스 심재철 기자]

에이스의 빈 자리는 무시할 수 없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한국 축구 공격의 구심점 손흥민과 이청용 둘 다 빠졌다. 감독은 예비 멤버 충원 없이 21명의 선수들만 데리고 쿠웨이트에 도착했다.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8일(목) 오후 11시 55분(한국 시각) 쿠웨이트시에 있는 S.C.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를 펼친다.

두 에이스의 '빈 자리'... 누가 메워줄까

이대로라면 슈틸리케호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오른쪽 발목),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왼쪽 발) 두 명의 프리미어리거가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맡아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가거나 직접 해결하는 임무를 띠고 있기에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에이스의 빈 자리가 축구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주말에 열린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15-2016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7라운드 FC 바르셀로나의 원정 경기는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가 뛰지 못했다.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그 결과 바르샤는 후반전 초반 세비야 FC에게 내리 두 골을 내주며 1-2로 패하고 말았다.

메시 없는 바르샤의 패배 결과만 놓고 따질 일이 아니다. 바르샤는 메시가 없어도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라는 드리블러이자 걸출한 골잡이들이 뛰었다. 하지만 그들은 승점 1점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여기서 우리는 세비야가 에이스 빠진 바르샤를 어떻게 상대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FC 바르셀로나의 상대 팀 입장에서 리오넬 메시를 막기 위해서는 2명 이상의 수비수를 대기시켜야 한다. 커버 플레이를 조직적으로 준비하지 못하면 메시의 능수능란한 방향 전환 드리블과 공간 움직임, 그리고 순도 높은 결정력을 막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슈틸리케호는 세비야 선수들이 메시 없는 바르샤를 어떻게 상대했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꺼번에 두 명 이상의 수비수들이 달라붙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난 세비야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넉넉한 공간을 점유하며 당당하게 맞섰다. 그러다보니 역습의 속도가 남달랐다. 후반전 초반에 터뜨린 세비야의 두 골 모두가 그랬다.

쿠웨이트로서도 손흥민과 이청용 없는 한국 대표팀과 만나서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세비야가 그랬던 것처럼 더 넉넉한 공간을 점유할 것이며 한층 자신감 넘치는 역습를 노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선수들이 이 포인트를 기억해야 하며 또한 역이용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성남 FC 황의조가 인천 골문을 향해 오른발 직접 프리킥을 날리는 순간(2015. 10. 4. 탄천종합운동장)
ⓒ 심재철
물오른 황의조를 주목하라

슈틸리케호는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치르며 이청용이 부상으로 빠진 뒤 손흥민이라는 에이스 덕분에 결승전까지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선수 모두 빠졌다. 대체 역할을 맡을 선수가 필요하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 중에서 측면 미드필더 자원은 그리 많지 않다. '남태희(레퀴야, 카타르), 황의조(성남 FC), 이재성(전북 현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구자철이나 권창훈도 그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역량은 갖추고 있지만 이들의 진정한 실력은 가운데 미드필드를 누빌 때 더 빛난다.

성남 FC를 대표하고 있는 까치 황의조도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그 자리에는 석현준과 지동원이 상황에 따라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손흥민과 이청용의 빈 자리에 황의조와 남태희가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성의 엄청난 활동량을 측면에서만 쓰기에는 너무나 아깝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그러므로 남태희와 황의조를 색깔이 약간 다른 측면 미드필더로 뛰게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카타르 리그 경험이 풍부한 남태희는 서아시아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유연한 드리블 실력을 바탕으로 공간 침투의 흐름을 만들게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최근 K리그 클래식 정규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낸 바 있는 황의조에게 손흥민의 빈 자리를 맡기는 것이 좋겠다. 수비수를 끌고 다닐 줄 아는 황의조가 손흥민만큼은 아니지만 다이나믹한 공격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동료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을 빛낼 수 있는 적임자다.

황의조는 4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의 짠물 쓰리백(이윤표, 요니치, 권완규)을 경기 내내 괴롭히며 82분에 기막힌 결승골을 뽑아낸 바 있다. 상위 스플릿에 남기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 감독이 던진 승부수를 보기 좋게 맞받아쳤다는 것만으로도 황의조의 공격적 가치는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수비력이 뛰어나다고 자랑할만한 이윤표와 요니치를 앞에 두고도 두목 까치 김두현의 패스를 뒤에서 세워놓고 180도 돌아서며 꺾어찬 결승골 순간은 상대 팀 입장에서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마크맨들을 어떻게 따돌리고 공격의 임무를 완수하는가를 너무나 잘 보여준 것이었다.

더구나 쿠웨이트 선수들에게 그 플레이 스타일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황의조라서 비장의 카드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하겠다. 성남 FC의 자랑, 까치의 날갯짓이 쿠웨이트 시티의 모래 바람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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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경기 일정(10월 8일 오후 11시 55분, S.C. 스타디움 - 쿠웨이트 시티)

★ 쿠웨이트 - 한국

◎ 한국 대표팀의 예상 라인업
FW : 석현준
AMF : 남태희, 구자철, 황의조
DMF : 기성용, 정우영
DF : 박주호, 김영권, 곽태휘, 장현수
GK : 김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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