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차전] 4시간38분의 대혈투 끝내기 실책으로 허망하게 갈려..사상 첫 WC 결정전 승자는 넥센(종합)

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입력 2015. 10. 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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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가을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혈투 끝에 끝났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로 1승의 어드벤티지를 안고 있던 넥센이 11회 연장 접전 끝에 5-4로 끝내기 실책 승리를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넥센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잠실에서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벌인다.

이날 넥센은 선발 앤디 밴헤켄이 6.2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를 펼쳤고, SK 역시 선발 김광현이 초반 제구 난조를 딛고 5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가을야구 에이스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는 수비에서 갈렸다. 4-4로 맞선 11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석민의 내야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SK 유격수 김성현이 놓치면서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통산 3번째 끝내기 실책.

스포츠코리아 제공

넥센은 6회말부터 대타로 경기에 나선 브래드 스나이더가 11회말 동점 2루타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데일리 MVP에 올랐다.

▲'1회 4볼넷'SK 김광현의 제구 난조…오뚝이처럼 버텼다

넥센과 SK는 각각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를 내세웠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 SK는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렸다. 전날(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3점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만큼 에이스 투수들을 상대로 얼마만큼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그 기회를 넥센이 먼저 잡았다. 반면 SK 선발 김광현은 흔들렸다. 1회말 1사후 고종욱, 이택근, 박병호를 모두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김광현의 회심의 슬라이더에 넥센 타자들은 속지 않았다.

김광현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유한준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실점했다. 이후 김민성에게도 다시 볼넷 허용. 2사 만루 위기는 계속됐다. 김광현은 박헌도를 겨우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잘맞은 타구였기에 빠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지며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김광현은 1회 제구 난조로 무너질 수 있던 위기에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2회말 1사후 박동원에 안타를 내줬지만 서건창을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3회말 이택근에 안타를 내줬지만 박병호, 유한준을 범타 처리했다. 4회에도 김민성과 박헌도를 삼진 처리한 뒤 김하성에 2루타를 내줬지만 박동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KKK퍼레이드'를 펼쳤다. 김광현이 주먹을 불끈 쥔 것은 당연한 일.

스포츠코리아 제공

김광현이 버텨내자 타선도 5회 브라운의 솔로포와 상대 실책 등으로 3점을 뽑아 김광현의 역투에 응답했다. 김광현은 5회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의 '오뚝이' 역투는 초반 SK에 불리하게 흐르던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아오게끔 했다.

▲'벼랑 끝 승부'의 요동치는 경기 흐름

넥센은 반드시 1경기에서 잡아내겠다는 의지, 그리고 SK는 1경기에서 지면 곧장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변함없는 사실은 경기의 흐름이 수시로 요동치게 한 원인이었다.

넥센은 선취점을 먼저 뽑은 뒤 선발 밴헤켄이 4회까지 노히트로 압도했다. 밴헤켄이 경기 초반 넥센의 흐름을 지켰다. 하지만 밴헤켄은 5회 야수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며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점을 내줬다.

5회초 선두타자 브라운에 솔로포를 허용한 뒤, 박정권에 2루타와 김성현에 희생번트를 내주며 1사 3루에 몰렸다. 이후 정상호의 스퀴즈 번트 시도를 막아내며 다시 흐름을 되찾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기회는 잠시였다. 나주환에 자전안타성 타구를 내줬다. 그런데 좌익수 박헌도의 무리한 다이빙 캐치 시도가 화를 불렀다. 타구는 담장까지 굴러갔고 나주환은 3루까지 달렸다. 여기서 넥센은 중계플레이를 하던 김하성의 3루 송구가 나주환을 맞고 뒤로 빠지면서 나주환까지 홈을 밟게 했다. 1-2가 될 상황이 1-3이 됐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넥센은 결국 경기 중반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야 했고 1회 이후 SK 선발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하며 달아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듯 했다.

하지만 흐름은 머지 않은 시간에 다시 바꼈다. SK에 천운이 따르면서 막혀있던 득점 혈을 뚫었다. 그리고 김광현이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SK 김용희 감독은 6회 곧장 또 한명의 에이스 카드인 메릴 켈리를 마운드에 올려 굳히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넥센의 타선을 생각한다면 굳히기 역시 추가점이 나와야 가능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SK는 3-1로 역전에 성공한 뒤 6회초 곧장 기회를 잡았다. 대타 김강민과 이재원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번트 모션을 취하다가 공략한 4구가 날카로웠다. 하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스킵 동작을 하던 2루 주자 김강민은 그대로 귀루하지 못하고 2루에서 횡사했다. 무사 1,2루가 2사 1루로 변했고, 브라운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7회초에도 2사후 정상호의 볼넷과 나주환의 안타, 이명기의 내야 안타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SK는 넥센 밴헤켄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김강민이 바뀐 손승락에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기회를 놓쳤다.

SK는 결국 켈리를 투입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7회말 1사후 서건창에 볼넷을 내준 뒤 고종욱에 우중간 3루타를 얻어 맞았다. 2-3으로 쫓겼다. 그리고 전진수비를 펼쳤음에도 이택근의 1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고종욱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 어렵게 만든 3-1 역전이 3-3 동점이 돼버렸다.

5회부터 7회까지 흐름과 승부처는 수시로 요동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간절함을 그라운드에 표출했다.

▲ 조상우vs정우람, 희비 엇갈린 필승 카드들의 투혼

양 팀 불펜 에이스들은 3-3 동점 상황에서 이닝들을 조용히 삭제시켰다. 넥센 조상우는 8회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주자 김재현에 도루를 허용했지만 이후 상황들을 실점 없이 마무리 지었다. 최고 152km까지 찍은 빠른공은 SK 타자들이 어찌할 수 없었다. 조상우는 10회까지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경기를 소강상태로 이끌었다. 조상우의 화이팅에 넥센은 최대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SK 마무리 정우람 역시 마찬가지. 정우람은 9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라와 첫 타자 서건창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10회말에도 대타 윤석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택근을 범타로 처리했고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2루 도루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정우람의 끝은 시작에 비해 초라했다. 팀이 4-3으로 역전을 만든 11회말, 1사후 김민성과 스나이더에 연속 2루타를 맞고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정우람은 고개를 숙이며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고 이후 팀이 끝내기 실책을 범하며 정우람의 책임주자인 스나이더가 홈을 밟아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다.

▲ 실책으로 시작된 접전, 실책으로 끝나다

SK는 1-1 동점이던 5회초, 2사 3루에서 나주환의 안타 타구를 넥센 좌익수 박헌도가 놓치며 3루까지 갔고 이후 중계플레이에서의 실책으로 3-1까지 달아났다.

이후 넥센의 포기하지 않고 7회말 반격을 성공해 3-3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승부. 결국 11회에도 승부는 실책들이 난무하며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11회초 SK는 1사 1,2루에서 박재상의 2루수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유격수 김하성의 1루 송구가 불안했다. 뒤로 빠지지 않은 것이 넥센 입장에서는 다행일 정도였다. 결국 SK는 다시 한 번 2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후 상대의 포일이 나오면 SK는 극적으로 4-3의 리드를 잡았다. SK에 천운이 오는 듯했고, 넥센은 5회 실책으로 점수를 내줬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실책으로 경기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11회말 넥센 역시 상대 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김민성과 스나이더의 연속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든 이후 김하성의 고의4구, 서건창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윤석민.

그러나 윤석민은 긴 공백기 탓에 방망이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민이 친 힘없는 내야 땅볼 타구를 SK 유격수 김성현이 놓쳤다. 결국 넥센은 행운의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실책으로 시작된 접전이 실책으로 마무리 됐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1차전 끝낸다'는 바람 실현한 넥센, 투수 휴식도 얻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주요 선수들 모두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무조건 1차전에 끝내고 싶다는 바람을 강력히 피력했다. 비록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5-4로 승리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1차전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마무리 짓고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수 있게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은 필승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카드인 조상우를 8회부터 10회까지 3이닝(49구)을 던지게 했다.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으프에 오를 수 있었던 넥센 입장에서는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믿음직한 조상우를 마운드에 오래 둘수밖에 없었다.

만약 넥센이 1차전 경기를 SK에 내주고 2차전까지 갔다면 조상우의 활용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아울러 11회초 올라와 1이닝 동안 무려 39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한 한현희 역시 연투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사실상 넥센은 9개의 공을 던진 손승락 1명만 남게 되는 최악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넥센은 1경기 만에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으며 오는 10일까지 이틀의 여유를 갖게 됐다. 2일의 시간동안 필승조들을 재정비하며 두산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넥센은 와일드카드 2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라이언 피어밴드를 당장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보낼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며 큰 내상 없이 향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

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jhra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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