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처 다양화 '녹인' 없앤 상품 늘었다
저금리 시대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초자산의 급등락으로 원금 손실을 겪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녹인(Knock-in: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구간)을 없애고 편입 기초자산도 변동성 위험이 높은 홍콩 H지수 대신 유로스탁스50, 닛케이225지수 등으로 바꾼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편입했던 홍콩 H지수는 올해 들어 고점(14962.74/5월26일) 대비 최대 39%까지 하락(9058.54/9월4일)했다. 당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해 발행한 ELS의 평균 녹인 구간이 8000~9000선대였기 때문에 원금 손실 우려가 커졌고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사들에 홍콩 H지수가 편입된 ELS의 발행 자제를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ELS 발행은 급속도로 감소했다. 예탁결제원이 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ELS(파생결합사채 ELB 포함) 발행금액은 17조616억원으로 2분기 대비 25.9%가량 줄었다.
감소한 ELS 발행을 확대하고자 증권사들은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상품구조를 바꾸고 있다. 녹인을 없애고 편입 기초자산은 홍콩 H지수에서 S&P500, 유로스탁스50, 닛케이225로 옮겨가는 추세다. 노녹인(No Knock-In) 상품은 목표 수익률이 녹인이 있는 상품에 비해 대체로 낮지만 최근 홍콩 H지수의 폭락으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발행한 노녹인 상품의 경우 KOSPI200과 유로스탁스50 기초자산으로 연 6%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기존 녹인 상품들이 7~9%대 수익률을 추구했던 것에 비하면 수익률은 낮지만 만기 이전 지수의 급락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도 노녹인 상품을 내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초자산을 바꾸고 녹인을 없앤 상품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6% 수익률에서 15.4%의 배당세를 떼고 나면 중위험 상품인데도 수익률이 3.5%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며 “차라리 평균 60%대인 녹인 진입점을 40~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하나금융투자 파생결합상품 담당팀장은 “닛케이225도 최근 5% 넘게 급등락한 경우도 있고 선진국 지수 치고는 변동성이 낮다고 볼 수 없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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