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돌봐주세요, 너는 어린이' 세계 곳곳 엉터리 한글
[뉴스데스크]
◀ 앵커 ▶
올해 초 중국의 한 관광지에서 우리 네티즌이 찍었다는 사진 한 장입니다.
표지판에 이렇게 '접근성 욕실'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낯선 단어가 무슨 뜻일까요.
바로 장애인 화장실입니다.
영어표현을 그대로 옮기다 보니 황당한 단어가 만들어진 겁니다.
이런 엉터리 한글표지판이 세계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조재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계적인 관광지인 중국 윈난 성의 위룽쉐산.
안내판에는 친절하게도 한글이 적혀있지만 대부분 엉터리입니다.
'어린이를 잘 살피라'는 말이, '좀 돌봐주세요, 너는 어린이'로 표현됐고, '소지품'은 '수지품' '난간에 올라가지 말라'는 얘기는 주어와 서술어가 뒤바뀌면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출입구' 역시 해독이 필요한 암호같이 변했습니다.
지난 1년간 네티즌들이 세계 각국의 한글 오류 사례로 제보한 사진들입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비전문가들에게 의뢰를 하다 보니까 오류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요."
산을 오르지 말라는 안내문은 반말투로 써 있고, 고유 명사인 폭포 이름은 한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인터넷 검색을 한 탓인지 '검색 결과'라고 돼 있습니다.
일본의 간사이 국제공항에도,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에도 틀린 한국어 표현이 넘쳐 납니다.
열차에 매달리는 행위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뉴욕 지하철의 경고문은 '만신창이가 되어 사망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실소를 자아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너무나 지금 방대한 분량의 오류를 발견했기 때문에, 바로잡는 것은 한글 세계화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한글이, 터무니없는 번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조재영 joj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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