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의사회 병원 폭격 매번 '다른 말'

2015. 10. 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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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수적 피해”→“병원 타격 몰랐다”→“아프간군 요청”→“실수였다”

의사회 “조사를 신뢰 못하는 근거”
오바마, 철군 철회·병력 증가 검토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에서 국경없는 의사회(MSF) 병원을 공습해 의료진과 환자 22명을 숨지게 한 미군이 또다시 공습 경위에 대해 말을 바꿨다. 나흘간 네번째였다. 이번엔 공습이 미군 지휘계통을 통해 결정됐으며 “실수였다”고 했다. 공습을 지시한 미군이 자체 교전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벌어진 사태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6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공습은 분명히 미군 지휘계통 안에서 이뤄진 미군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군이 지원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지상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미군의 철저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습을 단행한 공격기와 교신한 것은 현장 인근에 있던 미군 특수부대였다고 덧붙였다. 전날엔 아프간군의 요청을 받고 출격했다고 발표했는데, AC-130 건쉽의 미군 조종사들이 아프간군과 직접 교신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캠벨 사령관은 “(공습이) 실수였다”며 “결코 보호된 의료시설을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습이 어떻게 잘못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뉴욕 타임스>는 캠벨 사령관의 최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현장의 미군 특수부대가 자체 교전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전한 규칙에 따르면, 공습은 테러범들을 살해하거나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또 전투의 판도가 바뀔만한 상황에서 교전 중인 아프간군이 도움을 요청할 때 단행할 수 있다. 측근들은 캠벨 사령관이 사석에서 ‘미 특수부대가 이 기준들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수부대가 공습을 지시하기 전에 목표물이 합법적인지 여부를 정확히 식별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앞서 미군은 3일 쿤두즈에서 공습을 했으며 인근 의료시설에 “부수적 피해”를 입혔을 수 있다고 말했다가, 이튿날에는 미군을 공격한 반군들을 향해 병원 인근을 폭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자주 말을 바꾸는 데 대해 국경없는 의사회는 미군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5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아프간 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9800여명의 병력을 지원군 형식으로 주둔시켰지만 내년까지는 완전 철군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근 탈레반의 쿤두즈 점령 등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군을 유지해야 한다’는 마틴 뎀프시 전 합참의장의 퇴임 전 마지막 보고서를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사령관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2016년 이후에도 미군의 잔류가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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