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가 갑자기 변했다? 성대 건강에 '빨간 불'

조원익 2015. 10. 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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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적극적인 진단을 받아야

흔히 목이 잠기거나 쉰 목소리가 나면 컨디션 난조나 건조한 실내환경 탓으로 생각해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목소리는 성대 건강의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를 앓기 쉬운데 보통 감기에 걸리면 쉰 목소리나 목소리가 잠기는 증상이 나타나서 성대질환과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감기가 아니라 성대결절일 가능성이 있다. 또 긴장할 상황이 아닌데 목소리가 떨리거나 시도 때도 없이 음이탈이 발생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수 있으며, 갑자기 혀 짧은 목소리가 나거나, 정확한 발음이 힘들다면 잘못된 발성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발음장애일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징후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2013년 프라나이비인후과가 성인남녀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목소리 질환이 가수나 아나운서와 같이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특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물론 본인의 목소리 변화에 대해 둔감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특정 질환이나 발성 습관으로 인해 목소리가 변할 수 있는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개선이 어려워지거나 또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문제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갑자기 달라진 목소리는 음성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평소 목소리에 주의 기울여야

보통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감기나 후두염과 같은 질환으로 판단해 약을 먹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경우에는 긴장했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목소리는 성대 건강 상태를 알리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변화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감기로 오인?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성대결절’ 의심!

만약 평소와 달리 목소리가 허스키해지거나 쉽게 갈라지고 소량의 피가 나는 등의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 성대 결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성대 결절은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목에 힘을 주어 소리를 내는 경우를 발생하는데, 갈라지고 쉰 목소리가 나는 등 단순 감기나 인후두염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기는 보통 3~4일이면 증상이 호전되므로, 만약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긴장되는 상황도 아닌데 목소리가 떨리거나 끊긴다면 ‘연축성 발성장애’ 주의!

또 긴장되는 상황도 아닌데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떨리거나 끊기며 음이탈이 자주 발생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후두 신경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성 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수축해 성대 진동이 불규칙해지면서 발생한다. 이 경우 목소리 떨림과 끊김을 억제하기 위해 목에 과도하게 힘을 줘 말하거나, 목소리를 작게 내는 등의 잘못된 습관을 유발해 근긴장성 발성장애와 같은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할머니를 ‘하머니’, 사과를 ‘다과’로 발음한다면? ‘발음 장애’ 위험!

이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혀 짧은 소리를 내거나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으면 지금 현재의 발성 습관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 ‘했쥬~, 했긔’와 같은 인터넷 용어나 과도하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유행어를 따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과도하게 반복하면 잘못된 발성이 습관화돼 발음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발음 장애는 발음기관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원하는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심한 경우 의사 소통 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

발성 습관의 문제로 발생한 음성 질환,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해

이처럼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넘어가는 증상들이 음성 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목소리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음성질환은 후두내시경 검사와 음성음향검사, 발성형태검사, 조음검사 등의 음성기능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은 후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성대결절이나 연축성 발성장애와 같은 음성 질환은 문제가 되는 성대 근육에 보톡스나 필러를 주입하는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간단히 개선할 수 있으며, 발음장애와 같이 발성 습관이 문제인 경우에는 음성언어치료가 도움이 된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가 협진해 환자의 발성 습관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 그에 맞는 호흡이나 발성을 훈련하는 치료법이다.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치료 받으면 근본적인 원인까지 개선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달라진 목소리의 이상을 알아채고 제때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성대 관리에 신경 쓰는 생활 습관도 필요하다”며, “성대가 건조하지 않게 하루 6컵 이상의 물을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시고, 큰 소리를 내거나, 헛기침을 하는 등 성대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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