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급식비리 파문 일파만파..전방위 감사로 확대되나

권형진 기자,박정양 기자 2015. 10. 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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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충암고는 특별감사 추가 진행"..문제학교 추가 감사 시사 족벌사학의 문제 또는 수의계약으로 식재료 구매하는 구조탓 지적도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 모습. © News1 민경석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박정양 기자 = 수억원대의 급식비 횡령 의혹에 휩싸인 서울 충암고등학교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됨에 따라 서울시내 학교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급식비리 감사로 확대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학생들의 먹거리를 갖고 저지른 비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큰데다 급식비리 문제가 비슷한 수법으로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감사를 충암고에만 그치지 않고 문제가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로 감사를 확대해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김형남 감사관은 "학교수가 많아 전수조사는 불가능하지만 일부 학교를 선정해 표본조사식의 감사는 진행할 수 있다"며 "몇 개의 학교를 선정해 추가 감사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급식감사를 진행한 충암고에 대해선 전반적인 특별감사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 감사관은 "충암고는 5년 전에도 비리로 적발돼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상습적이고 반복적으로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서라도 반복적으로 비리가 발생하는 학교에 대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충암고 급식비리 사태의 원인을 족벌사학의 문제점이라고 진단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미진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충암학원은 2011년에도 공사비 횡령, 학교회계 부정 등 비리가 적발돼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 승인이 취소된 바 있다"며 "당시 임원 승인이 취소된 이사장이 지금은 법인 사무국장으로 여전히 학교를 좌지우지 하고 있고, 이사장의 장남이 행정실장으로 앉아 이번 급식비리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교장은 지금 교감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처럼 가족들이 서로 자리만 바꾸어 학교를 좌지우지하면서 온갖 불법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충암학원 설립자 아들인 이홍식 전 이사장은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선친은 1965년 학교 설립을 시작해 1970년 돌아가실 당시에 본인이 가지고 있던 주택 이외의 모든 재산을 학교에 증여했다"며 "교육청의 처사는 더욱 이해할 수 없고 소설과 같은 창작물과 불과하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학교 급식비리 문제는 충암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학교 급식에 사용하는 식재료를 대부분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하여 비리 유혹이 생겨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감사원이 지난해 5월 공개한 '학교급식 공급 및 안전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1월에서 2013년 6월까지 이루어진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계약 건수의 72.6%인 56만4344건이 수의계약이었다.

수의계약의 낙찰률도 일반경쟁입찰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 3년 동안 이루어진 수의계약의 평균 낙찰률은 94.9%이다. 일반경쟁입찰 때 평균 낙찰률은 89.6%이다.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 과정에서 과도한 수의계약으로 예산이 낭비될 소지가 있는 셈이다.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식재료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편법’이 개입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식재료 품목을 임의로 세분화하고 같은 품목도 월 2회 이상으로 계약을 분리하여 발주하는 방식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탓으로 여겨진다.

교육부에서 2010년 7월 마련한 '학교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방안'과 '지방계약법 시행령' 등을 보면 식재료 구매료 추정가격이 1000만원을 넘고 5000만원 이하일 경우 2명 이상에게서 견적서를 받아 가격을 비교한 후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급식에 사용할 식재료의 추정가격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데도 '1인 견적' 방식으로 구매한 것이 5만2671건에 달한다. 거꾸로 5000만원을 초과하는데도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체결하여 소수 업체에만 식재료 납품 기회를 준 경우도 175건이 적발됐다.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실제 불공정 행위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감사원이 인천시교육청 산하 10개 고등학교가 지명경쟁입찰 방식 등으로 체결한 공산품 구매계약 89건을 분석했더니 입찰업체들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거나 예정가격 이상으로 입찰가격을 제시하는 등 업체 간 담합이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충암고 급식 운영 관련 민원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충암고는 2012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약 4년간 학교급식일마다 식자재 검수 이후 쌀과 농산물, 공산품 중 일부 품목의 30% 가량을 무단반출해 1억5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무도 하지 않은 인원에 대한 급식 배송료와 용역직원들의 퇴직적립금을 포함한 4대 보험료를 납부한 것처럼 속여 2억5000여만원 상당을 허위로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pj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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