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후문에 피자 가게 열었다. 한달 150만원을 못 번다.. 자영업 생존율 16.4%

세종=윤성민 기자 2015. 10. 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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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모(56)씨는 지난해 6월 서울 대흥동 서강대 후문 쪽에 피자 가게를 열었다. 중소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뒤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저가 피자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가게를 시작했다. 그러나 임씨는 지난 8월 결국 손해를 보고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창업 초반에는 장사가 곧잘 됐지만 근처에 저가 피자 가게가 하나 더 생기면서 한달에 손에 쥐는 돈이 150만원을 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상황이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창업을 한다 해도 6곳 중 1곳 정도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을 두지 않고 일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과당 경쟁 상태인 자영업 시장이 구조 조정되는 과정으로 분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2013년 자영업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집계됐다.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자영업의 생존율은 16.4%에 불과했다. 전체 폐업 중 음식점이 22.0%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음식점의 생존율은 6.8%에 그쳤다.

메르스 유행처럼 소비를 위축시키는 사건이 발생하면 폐업은 급증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2015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임금근로자 취업자는 전년보다 43만2000여명 늘었지만 자영업자는 10만1000여명이 감소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특히 영세 자영업자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낸 ‘최근 자영업자 감소 특징’ 보고서를 보면 8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중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9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3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9만6000명 감소한 402만6000명을 기록했다.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자영업 퇴출 증가에 따른 감소보다는 진입이 줄어서 감소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고용정보원 윤정혜 책임연구원은 “은퇴 뒤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섣불리 영세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자영업자가 너무 많아 제대로 수익을 올리기 힘든데, 영세 자영업이 줄어드는 것은 구조조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번째로 높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온라인 편집=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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